꼰대와 이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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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훈, 서귀포시 동홍동장

버스를 타고 가는데 뒷좌석에 앉은 학생들이 깔깔거리며 ‘꼰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나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웠다.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5급 승진리더과정 교육을 받으면서 교수님들에게 꼰대가 되지 말라고 귀가 닳도록 들었던 터였다. 하마터면 누구 이야기를 하는지 물어볼 뻔 했다. 진짜 꼰대가 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꼰대’는 사전적인 의미로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할 때 쓰이던 은어였다. 최근에는 기성세대들이 권위를 이용해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어린 사람들에게 자기 기준에 맞추도록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꼰대질로 연결된다.

라떼 이즈 어 호스(Latte is a horse), ‘나 땐 말이야’하고 옛날 말 만 하고 있는 상사라면 꼰대 병이 도지는 증세다. 영국 BBC방송에까지 ‘kkondae(꼰대)’라는 단어가 소개됐다니 헛웃음이 나온다. 내가 꼰대는 아닌지, 우리 공직사회가 꼰대가 돼가는 건 아닌지 뒤돌아봐야 할 때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고, 제주도 차원에서도 공직 내 갑질 행위 실태조사를 하고 갑질 근절을 위한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러 제도나 규정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일 것이다. 하급자에게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는 식의 상명하복을 강요한다거나, 자기주장만 늘어놓는 사례, 과도한 의전을 강요하는 사례 등 남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들이 모두 꼰대질이고 갑질이다.

올해가 다가면 또 한 살을 더 먹을 것이다. 새해 다짐으로 꼰대를 탈피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는 꼰대와 영영 이별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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