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산소치료
고압산소치료
  • 제주신보
  • 승인 201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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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료원장 김상길

작년 이맘때 강원도 강릉 펜션에서 수능을 마치고 여행간 학생들이 집단으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사건이 있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고압산소치료라는 말을 들어봤을 텐데 아마 지금쯤은 다 잊어버렸을 것이다.

고압산소치료란 잠수함처럼 생긴 밀폐된 공간에 환자가 들어가서 압력을 높이고 100% 산소를 호흡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체내로 흡수되는 산소는 몇 배로 증가하고 환자의 몸속에 녹아있던 일산화탄소나 질소는 쉽게 몸 밖으로 배출된다. 정통치료법이 아니라서 대부분의 의사들도 잘 모르는 일종의 대체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일산화탄소중독이나 잠수병 치료에 주로 쓰인다.

연탄가스중독은 일산화탄소중독이다. 일산화탄소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능력이 산소의 200배가 넘어서 몸속 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인 산소공급을 차단한다. 연탄, 석유, LPG 할 것 없이 탄소연료가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불완전연소 될 때 만들어진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우리 몸은 산소부족으로 뇌나 심장 등이 손상되고 심하면 사망하게 된다. 밀폐된 차안에서 히터를 켜고 잠을 자거나, 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용 욕실 순간온수기, 가스보일러, 황토방, 화재현장 등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수 있다.

요즘은 자살 목적으로 번개탄을 피운 환자들이 응급실에 많이 실려 온다. 일산화탄소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밀폐된 공간에서 연소를 하지 말아야 하고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산화탄소중독 치료는 산소를 많이 공급하는 고압산소치료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지표면은 1기압이다. 공기는 78%의 질소와 21%의 산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질소가 잠수병을 일으킨다. 물속에 잠수해서 10미터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압력이 올라가는데 반비례해서 공기의 부피는 줄어들고 몸속으로 녹아들어가는 질소는 증가한다. 스쿠버다이빙을 마치고 물 위로 올라올 때 몸속에 녹아든 질소가 빠져나올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빨리 올라오면 몸속에 질소가 남아서 잠수병을 일으킨다. 따라서 잠수병 치료는 다시 압력을 높여서 몸속에 녹아있는 질소의 부피를 줄여주고 100%산소를 호흡하는 고압산소치료다.

이밖에도 고압산소치료는 돌발성 난청, 화상, 사지손상, 수지접합수술 등에도 효과가 있다. 과거 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던 시절에는 매년 수천 명이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했다. 그때는 많은 병원에 고압산소치료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전국에 25곳 정도의 병원에만 있다. 제주도에는 해녀 잠수병 치료를 위해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에서 고압산소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