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체납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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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공자가 자로 등 제자들과 함께 천하를 돌아다닐 때였다. 무덤 앞에서 한 여인이 구슬프게 울고 있는 것을 봤다. 이에 공자가 사연을 물었다.

여인은 시아버지, 남편, 아들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지만 이곳을 떠나지 못하겠다고 얘기했다. 공자는 왜 떠나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여인은 관리들이 백성을 못살게 굴고 많은 세금을 걷어가는 행패를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자는 사나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게 세금이라고 했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게 세금이라지만 국가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게 또한 세금이다.

우리나라 헌법도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 국토방위의 의무와 함께 납세의 의무를 국민의 기본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가 재정이 없어 국가 운영이 어렵다.

2010년 대 그리스가 국가 재정난에 빠져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아테네 교외 부자촌을 위성사진으로 조사해보니 풀장이 1만6974개나 됐지만 풀장을 세무서에 신고한 사람은 324명에 불과했다.

가진 자의 도덕적 해이가 그리스를 경제난에 빠뜨린 것이다.

▲국세청이 최근 밝힌 체납자들의 세금 피하기 행태가 사람들을 서글프게 한다.

수억원을 체납한 A씨는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모두 팔고 그 돈으로 분재 수백점을 산 후 비닐하우스 4개동에서 키우면서 재산을 숨겼다가 적발됐다.

B씨는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 부동산을 팔아 현금 9400만원을 쇼핑백에 넣어 장남 소유 아파트 보일러실과 외제차 트렁크에 숨겼다가 적발됐다.

국세청은 제주지역에서도 1년 넘게 2억원 이상의 국세를 체납한 개인 68명과 법인 35곳의 명단을 최근 공개했다.

제주지역 체납액은 개인 372억원, 법인 242억원 등 모두 614억원에 이른다. 제주지역 경제 규모를 볼 때 적지 않은 돈이다.

개인이나 법인이 파산으로 돈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겠으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돈을 빼돌리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돈을 빼돌린 후 이뤄지는 위장이혼, 타인 명의로 재산 은닉하기, 빼돌린 돈을 갖고 친인척 명의로 사업하기 등에 대해서는 세무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으면서도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서민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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