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 우당(偶堂) 김용하 전 제주지사 뜻 기려 우당도서관 기증
제주에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세계경영을 이끌었던 김 전 회장은 제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김 전 회장의 선친은 제4대 관선 제주도지사를 역임했던 김용하 전 지사다. 김 전 회장은 대구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의 저서인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에 “나의 뿌리는 제주도다. 나의 아버지는 제주도지사를 지냈다. 그래서 나는 제주도 사람”이라고 적기도 했다.
2003년 8월 이산가족 상봉 신청 당시 김 전 회장의 가족은 본적지를 ‘제주도 제주군 애월읍 하귀리’로 적시하면서 제주가 고향임을 밝히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의 끝없는 제주 사랑을 실천했다. 대표적으로 형제들과 함께 제주시 우당도서관을 기증했다.
본지에 연재되고 있는 김찬흡 선생의 제주인물 대하실록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5형제가 제4대 제주도지사를 지낸 아버지 우당(偶堂) 김용하의 교육 정신과 향토애를 기리기 위해 도서관을 세우고, 부친의 호를 도서관 이름으로 삼아 제주시에 기증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100만년 이전 제주도 형성 과정에서부터 2000년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역사를 집대성한 ‘제주사연표’도 김 전 회장이 10억원을 출연하면서 발간할 수 있었다. 또한 1983년 제주종합운동장 건립 당시에는 29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2014년 10월 제주대 등에서 강연하며 고향 후배들에게 세계 경영의 자신감을 불어 넣었고, 각종 연수와 취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치러진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