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기(半減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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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이든 한약이든 대개의 복용법은 아침, 점심, 저녁 세 차례 먹기를 권한다.

이 말은 아침에 약을 먹은 뒤 점심엔 거르고 저녁때 복용하면 약효가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약을 열흘 치 지어간 환자가 약값이 아까워 재탕 삼탕을 하면서 한 달 가량을 먹은 결과 약효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특정 약의 경우 하루 네 차례, 경우에 따라서는 하루 한 차례만 복용할 때도 있다.

모든 것이 약효가 유지되는 시간을 측정해 이뤄진 결과일 것이다.

중요한 점은 환자의 몸에 흡수된 약물은 일정한 약효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의사가 처방하는 약 복용법은 약효의 반감기(半減期)인 셈이다.

▲원래 반감기는 방사성 핵종(核種)의 원자수가 방사성 붕괴에 의해서, 원래의 수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반감기는 그 물질에 따라 고유한 값을 갖는다.

이 때문에 반감기는 고고학 등의 연대측정에 많이 사용된다.

암석의 나이는 방사성 핵종과 그 핵종이 붕괴되면서 만들어진 물질의 존재비율을 알면 반감기를 이용해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지구의 나이를 45억년으로 보는 것은 우라늄 반감기로 측정한 결과다.

하지만 지구상엔 반감기가 너무 짧아 그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최근엔 지식사회의 반감기가 강조되고 있다.

이제까지 쌓아온 전문성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갈수록 평가 절하된다는 의미에서다.

대표적인 예가 컴퓨터 분야다. 컴퓨터박사의 경우 반감기는 1.5년도 채 안 된다고 한다.

더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1.5년 뒤엔 자신의 전문성 가치가 50% 이상 반감된다는 얘기다.

반도체 지식의 반감기는 2년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돈다.

아무리 첨단과학이라 해도 2년만 지나면 낙후된 지식이 된다는 뜻이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미국의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문맹(文盲)은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배우려 하지 않고 낡은 지식을 버리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의 반감기는 남의 얘기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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