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은 가정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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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철, 제주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논설위원

아이들이 각종 시험을 치거나, 업무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진다고 한다. 마음이 아프지만 부모라고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찍부터 좌절을 겪고 고통에 견디는 법을 가르쳐야 했을까?

지금은 돌아가신 모 교수님과 나는 한라산을 오르곤 했다. 당시 고인에게는 초등학생인 아들이 있었는데, 종종 아이도 함께 한라산을 올랐다. 아이는 매우 의지가 강하였고 공부도 잘하였는데, 어른도 힘든 먼 길을 군소리 한마디 없이 잘 따라 다녔다. 아마 그 상황이 아이에게는 큰 고통이었을 것이며 엄청난 도전이었으리라. 그때 그 경험을 통해 아이는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을 것이고, 시련 뒤에 큰 기쁨이 있다는 진리도 깨닫게 되었으리라.

어려서부터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갖춘 아이를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는 말하지 않아도 공부할 것이며, 어려운 상황을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즐기게 될 것이다.

어느 날 불교계 어린이합창단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둘이, 때로는 여러 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최선을 다하고 무사히 무대를 마친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의 미래를 상상해 보았다. 어려서부터 이렇게 넓고 큰 무대에서 많은 어른들을 모시고 공연한 경험은 훗날 어떤 난관도 헤쳐 나아갈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은 그저 아이들의 재롱잔치라고 생각하겠지만, 무대에 오르는 아이들은, 무대에 올라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떨려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 등이 갈등을 일으켜, 연습할 때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하였으리라. 참으로 대견하였다. 순간 나는 그렇게 자라지 못하였고, 나의 아이들도 그렇게 가르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우리 과의 대학원에는 젊은 엄마들이 있다. 나는 그녀들에게 아이에게 공부하라말하지 말고,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종종 함께 한라산을 올라라. 그런 경험은 아이에게는 커다란 도전일 것이고, 아이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곤 한다.

어느 날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젊은 엄마들이 학과 모임에 아이들을 데리고 참가하였다. 그중 어느 정도 성장한 초등학생에게 물었다. “애야, 너는 엄마가 멋진 분이라고 생각하니?” “, 저는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친구들에게 엄마를 자랑하면 친구들이 부러워해요.” 열심히 사는 엄마의 아름다운 모습을, 아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는 엄마가 멋진 분이니?”라고 묻는 나의 말에, “자랑스럽다, 확신에 찬 어조로 분명하게 대답한 것을 보며, 그 아이로부터 훌륭한 엄마의 가르침을 보았다.

아이의 엄마에게 그 말을 전하니, “아이가 엄마를 좋아하는 줄은 알았지만, 자랑스러워 할 줄은 몰랐다고 감격스러워 하며, 더욱 분발할 것을 다짐하였다. 아이가 우연히 이 모습을 본 것이 멋쩍어 애야, 네 마음을 엄마에게 말해 미안하다.” “아닙니다. 좋은 일인데요.”

똑똑한 아이는 그저 태어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엄마와 아빠의 생각과 행동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전형적인 선비스타일의 강직한 아버지로부터 부정한 돈을 받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았다는 한 검사가 온 나라의 운명을 쥐고 있다. 그에게서 우리의 밝은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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