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병상 부족해 환자 내모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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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회가 중환자실 병상 부족으로 심각한 의료재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2일 한 응급환자가 119구급차에 실려 제주대병원에 도착했지만 중환자실이 꽉 차 다른 병원으로 이송 중 교통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환자는 결국 숨졌으며, 동승했던 보호자도 큰 부상을 입었다. 어찌 보면 단순한 교통사고로 폄하할지 모르나 도내 종합병원 중환자실 부족에 따른 현주소를 일깨운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다.

종합병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환자실 병상이 태부족하다는 거다. 제주대병원만 해도 현재 7개 병실·52병상에 머문다. 이미 환자가 차서 중환자실에 입원하지 못해 대기하는 환자들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비단 제주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내 6개 종합병원 중환자실 병상 수를 합해도 지난해 120병상에 머무는 상황이다.

반면 뇌졸중이나 심정지 등 중증응급환자는 20145500명에서 5년 만에 1600명으로 갑절 증가했다. 실제 중환자실 이용환자는 지난해만 4700명에 이른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200명이 70대 이상 환자였다. 제주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황을 고려하면 중환자실 부족 문제는 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러다 보니 종합병원마다 몰려드는 환자로 응급실은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응급실 한쪽엔 중환자실에 못 올라간 이들이 대기하는 중증응급환자 진료구역이 별도로 운영될 정도다. 의료계에선 중환자실을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말이 나돈다. 병상 한 개당 연간 수천만원씩 적자라는 푸념이다. 중환자실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는데 현실은 역주행하는 형국이다.

중환자실은 물론 의료인력 부족은 도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다. 그런 면에서 중환자실의 위기는 특정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 당국과 의회, 의료기관 등이 머리를 맞대 수급 현황에 맞는 중환자실 증설 등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중환자실 의료인력에 대한 지원사업도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다. 응급의료체계가 부실하면 도민들의 불신이 팽배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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