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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신보
  • 승인 201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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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살면서 무심코 던진 말이 남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을 줄 수 있다. 이는 분하고 억울해도 절대 금기시해야 할 정도로 무서운 일이다. 근래에 와서 이웃 간 훈훈한 정은 사치다. 불신의 벽이 쌓여 작고 사소한 일도 싸움으로 이어지고 고소·고발로 적을 만들어내는 상황은 우리 모두의 숙제이다. 특히 피부색이 다르다고 또는 못 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업신여기는 횡포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먼 길 온 손님의 첫인상은 ‘누구도 못 믿는다’였다. 그는 초년고생이 심했지만 나름의 처세술로 이제는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문이 끊기고 거래처의 부도로 경제적인 압박이 커졌다. 엎친 데 덮친다고 멀쩡하던 부인은 우울증이 와 대화조차 없어지고 자다가도 이상한 행동을 해 병원에 가면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만 한단다. 며칠씩 방에서 두문불출하고 집안 살림에는 전혀 신경조차 못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늦게 본 아들은 어느 날부터 밤늦게 귀가를 하고 학업은 뒷전이라 속을 섞인단다. 겉멋이 들어 연예인을 흉내 내고 연기학원을 등록시켜달라고 시위 중이라고 털어놨다. 담임선생님과 의논해보니 술과 담배는 물론이요, 폭행 사건에 휘말려 경찰서까지 들락거렸는데 자신만 몰랐단다. 때리기도 해보고 달래도 봤지만 고집을 꺾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방 짚이는 게 있어 그에게 공장에 외국인 근로자가 있냐 물으니 그렇다고 답했다. 그것도 20명 이상. 최근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이 뭐냐 하니 한참이나 생각하다가 사실 기계를 잘못 만져 손가락이 한 개 잘린 이가 있었는데 보상 절차도 복잡하고 해서 냉정하게 쫓아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직원이 비장한 표정으로 사장님 가족에게 무슨 화가 생겨도 원망하지 말라고 하고 돌아섰는데 한동안 괜히 불안감에 휩싸여 잠까지 설쳤단다.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고 당장 진심으로 사과해 용서받고 보상을 해주라고 조언하니 알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만한 합의를 보고 나니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는 고마운 소식이 왔다. 가장 기쁜 일은 자녀가 반짝 공부로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단다. 한결 편해진 얼굴로 찾아와 회사의 기숙사도 넓히고 처우 개선에도 힘을 쓴다 하니 즐겁고 보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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