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태풍, 겨울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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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기상청장

매미는 1~2주간을 성충으로 생활하기 위해 5~7년간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생활한다. 여름의 그 곡진한 울음소리는 5~7년을 땅속에서 견딘 울음인 것이다. 기상청 태풍예보도 이와 같다. 한반도에 태풍에 자주 오는 시기인 여름에서 가을 동안이 태풍예보의 기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기상청 태풍 업무는 1년 내내 준비해 태풍시즌에 빛을 발한다.

겨울에서 봄철에 다음 해의 태풍 예보 업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고민하고 끊임없는 연구와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며, 북서태평양 감시구역 내에서 발생하는 태풍에 대한 예보를 계속해서 생산한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는 여름에서 가을에는 24시간 태풍예보를 생산하느라 쉴 틈이 없이 돌아가는 것이다.

올해는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이 유난히 많았다. 7월에 ‘다나스’를 시작으로, ‘프란시스코’, ‘레끼마’, ‘크로사’, ‘링링’, ‘타파’, 10월에 ‘미탁’까지 총 7개의 태풍이 영향을 줘 60년 만에 가장 많은 태풍을 기록했다(1959년 공동 1위). 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태풍이 지나가는 통로가 한반도에 놓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잦은 태풍의 영향으로, 올해는 관심이 매우 커졌다. 기상청은 이런 국민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태풍에 대한 여러 가지 상세한 정보 제공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기상청 누리집의 태풍 상세정보를 통해 태풍 최근접시간과 최근접거리, 강도변화에 대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태풍 최근접시간’과 ‘최근접거리’ 정보는 국민이 주거지역 또는 관심지역에 대해 태풍의 영향이 언제 가장 강할지, 태풍이 언제 가장 근접할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심기압 또는 태풍의 강도변화에 대한 시계열 자료도 제공하고 있어 태풍의 변화양상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과학적 원리의 설명과 태풍전망 등을 쉬운 용어로 제공했다.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태풍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협업적인 부분에서도 크게 강화했다. 태풍예보는 국가태풍센터뿐만 아니라, 관측, 수치예보모델 등 분야와의 유기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지난 4월 위성·레이더·수치예보모델 등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태풍 협업 매뉴얼을 만들어 태풍 업무에 체계성을 더했고, 사전에 여러 번의 모의훈련을 실시하여 태풍을 대비했다. 태풍이 영향을 주는 기간 동안 항공기, 표류부이, 웨이브 글라이더 등의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특별관측을 수행했고, 이를 통해 태풍의 이동경로, 강도 변화 등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내년도 올해처럼 많은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태풍의 강도는 점차 강해진다고 한다. 이에 따라 태풍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태풍예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기상청은 올겨울에, 여름 매미가 겨울에 그랬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높은 정확도의 태풍예보와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내년 여름에 올겨울의 성과를 국민과 함께 나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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