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값 폭락에 상인들 수확 미뤄...농가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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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값 폭락으로 밭떼기 거래가 이뤄진 일부 과수원에서 수확이 지연되고 있다.

가격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상인들이 수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상인들은 포전거래가 이뤄진 과수원에서 상품만 수확하고 상처과 등 비상품은 따지 않은 채 철수하면서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가격 폭락을 이유로 감귤을 일찍 따는 조건으로 인건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서귀포시 중문동서 감귤 농사를 짓는 강모씨(75)는 “감귤값이 폭락하면서 상인에게 일찌감치 밭떼기로 넘긴 걸 다행이라 여겼는데 감귤 일부만 수확하고 나머지는 따지 않아 답답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내년 농사를 위해서는 늦어도 올해 말까지 감귤을 모두 따내야 하는데 현재 상품 위주로 30%가량만 수확이 이뤄진 상태다. 감귤을 빨리 따 달라는 요구에 기다려달라는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양모씨(62·서귀포시 남원읍)는 “2015년에도 감귤을 밭떼기로 구입한 상인들이 해를 넘겨서도 수확을 하지 않아 수세가 약해지는 피해를 입은 농가가 많이 발생했다”며 “당시 감귤 거래 대금 일부를 상인에게 되돌려주며 수확을 재촉하는 농민들이 많았는데 올해도 이같은 사태가 지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걱정했다.

김성범 중문농협 조합장은 “올해는 가을장마 등으로 당도가 떨어져 감귤과 경쟁 품목인 사과, 배, 감 등 모든 과일값이 예년보다 떨어졌다”며 “감귤 수확을 미루고 있는 상인들의 입장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감귤 밭떼기 거래 후 수확 지연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수확 기간을 명확히 하고 기한이 넘을 경우 밭주인이 나무에 달린 열매를 처분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는 등 계약서 작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들어 22일까지 상품으로 출하된 노지감귤 물량은 13만619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만7207.7t) 대비 13% 감소했음에도 이달 기준 감귤 평균 경락가격은 6122원(5㎏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21원) 대비 24% 떨어졌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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