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己亥年)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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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또 한 해가 저문다. 새해를 맞은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이다. 이제 일주일 후면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야말로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이 빠르다’는 광음여류(光陰如流)다. 어~어 하다보니 1년이 금방 지나가서다.

누구나 이맘때쯤이면 한 해 동안 살아온 날들을 반추(反芻)해보게 된다. 아마 보람이나 즐거움보다 회한과 아쉬움이 더 많이 남을 게다. 그저 앞만 보며 열심히 뛰었건만,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는 것 같아 더 그럴 듯싶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돌리고 싶다.

▲어느 해인들 그렇지 않았겠는가만은 올해는 유난히 시끄럽고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대형 사건과 이슈가 끊이지 않으면서 미처 그 여파를 가늠할 틈조차 주지 않았던 격동의 시류였다. 여기에 바닥 모를 경기 침체로 서민들은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영위해야만 했다.

대내외적인 환경 역시 좋지 않았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북핵 위기가 다시 고조됐고, 수출 규제 등 한일 관계는 냉랭했다. ‘조국 사태’로 인한 공방은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체를 갈라놓았다. 동물국회 재연, 버닝썬 게이트,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등이 이어지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제주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크고 작은 사건ㆍ사건이 잇따르면서 도민들에게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안긴 게다. 그중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은 전국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범행 수법의 잔혹함과 치밀함 때문이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전대미문의 엽기적 범죄가 아닐 수 없다.

도민사회는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갈등으로 1년 내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60년 만에 태풍 7개가 내습해 큰 피해를 줬고. 감귤·마늘·양파·양배추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1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우울함을 더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오늘은 아기 예수가 태어난 성탄절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스산하다. 녹록지 않은 현실로 도민들의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탓이 클 게다. 그렇다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올 한 해 안 좋았던 일들을 휘이~휘이 바람에 날려 보내자. 그래야 평온해진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기 마련이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엔 복된 소식이 넘쳐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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