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탐방예약제 차질없이 추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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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가 한라산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에 대해 내년 2월부터 탐방예약제를 시범운영하는 것은 의미 있다. 적절한 선택으로 기대가 크다. 이 두 코스는 한라산의 5개 탐방로 중 정상인 백록담까지 등반이 가능한 곳이다. 예약제가 한라산을 보호하고 다소 여유 있는 산행을 보장하는 데 기여하리라 본다.

실제로 이 두 탐방로는 한라산을 찾는 등반객 중 절반가량이 집중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답압(踏壓·밟는 압력)으로 날이 갈수록 형태가 피폐해졌다. 주변 식생의 파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답압의 피해는 실로 크다고 한다. 지형과 생태계를 바꾼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흙을 단단하게 만들어 그 속의 영양분 순환을 차단하다시피 해 식물이 뿌리를 내리는 것을 방해한다. 이 등반로를 이용했던 도민이나 관광객들이라면 이 같은 사실을 목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예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조사에서도 등반객이 오르내리면서 야기한 답압으로 식생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난투수층(難透水層·토양 틈이 매우 미세해 물이 투과할 수 없거나, 매우 느리게 침투되는 층)이 발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난투수층은 강우량이 지하수가 되는 비율인 함양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점에서 탐방예약제 도입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판단한다.

한라산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 대책 중 하나는 적절하게 분산 수용하는 것이다. 특정 계절이나 주말에 특정 코스에만 등반객이 몰리는 것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는 일이다. 주차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인위적인 방안을 동원해야 한다.

예약제의 시범운영은 내년 12월까지다.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면 지속해야 할 것이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등반객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한라산의 자연 자원을 보전해 후세에게 물려준다는 마음으로 작은 불편을 참았으면 한다. 당국도 남은 기간 예약시스템 등을 점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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