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이후 사상 첫 진행…경영진 퇴진 때까지 예고
속보=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노동조합(위원장 허준석·이하 노조)이 사측과 막판 교섭(본지 12월 3일자 4면)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27일부터 경영진 퇴진 때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 사실상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한 것이다.
노조 측은 24일 제주도개발공사 단체협약 관련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불성립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경영진은 지금까지 제주도정의 핑계를 대며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하며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노조를 기만하고 단체협약 체결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탈법적 행위와 출자기관을 감독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형태의 갑질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적법하게 합의한 단체협약 체결을 미루고, 거짓해명과 책임전가에만 급급한 제주도개발공사 경영진은 퇴진하고, 제주도는 ‘탈법적 개입’을 중단하고 현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30일 오전 9시 30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에서 총파업에 대한 출정식을 갖고 내년 1월 2일 오전 9시 제주도청 앞에서 집중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 내년 1월 3일부터 매일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명씩 릴레이 집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총파업은 개발공사 설립 이후 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업이 시작되면 삼다수 생산 공급 차질과 가공용 감귤 처리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사측은 겨울철 공장 가동 점검 시기에 대비해 삼다수를 어느 정도 비축하고 있어 두달 정도는 생산·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소비 수요량이 급격히 늘거나 파업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어 삼다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제주도개발공사는 1일 평균 560t에 가까운 가공용 감귤을 24시간 동안 처리하고 있는데, 파업이 시작됨에 따라 감귤 처리 대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공용 감귤 처리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적체 물량이 증가해 수매기간 지연에 따른 부패과 등 품질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제주도나 개발공사는 당장 삼다수 공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 가공용 감귤에 대해 산지폐기까지 결정하다 보니 공장 가동 중단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진이 사퇴할 때 까지 파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 말했다.
이에 앞서 제주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는 지난 23일 오후 4시부터 지노위 조정 회의실에서 제주도개발공사 노조의 조정신청 건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 결과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더 이상 조정은 무의미 하다는 의견에 따라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지난 7월부터 공장 24시간 가동에 따른 야간수당 인상과 성과 장려금 지급,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총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예산 문제와 조례 개정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개발공사는 25일 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