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初心)
초심(初心)
  • 제주신보
  • 승인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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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중략)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중략)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언제나 첫 마음으로 인생을 살라는 정채봉 시인의 ‘첫 마음’이란 시다. 첫 마음은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처음에 먹은 마음이다. 한자론 초심(初心)이다. 처음 초(初)자에 마음 심(心)자로 구성됐다. 옷 의(衣)와 칼 도(刀)가 합쳐진 초(初)는 ‘일의 시작’을 뜻한다.

▲흔히 훌륭한 인물이 되고 중요한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선 세 가지 마음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는 초심, 둘째는 열심, 셋째는 뒷심이다. 그중 제일 중요한 마음이 초심이다. 초심 속에 열심과 뒷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초심에서 열심이 나오고, 초심을 잃지 않을 때 뒷심이 나온다는 거다.

초심은 처음에 다짐하는 마음이다. 거기엔 첫 사랑의 마음, 겸손한 마음, 순수한 마음, 배우는 마음 등이 들어 있다. 그러기에 초심을 저버리지 않으면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디.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의 고사가 바로 그것이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힘차게 시작됐다. 힘이 아주 센 ‘흰쥐의 해’다. 흰쥐는 쥐 중에서도 가장 우두머리이자 매우 지혜로워 사물의 본질을 꿰뚫을 뿐 아니라 생존 적응력까지 뛰어나다. 민속학에선 백호나 흰 사자처럼 좋은 기운을 가진 상서로운 쥐로 분류한다.

또한 경자년의 경은 오행상 금(金), 자는 수(水)에 해당된다. 쇠(金)는 하얗고, 물(水)은 맑아 냉철한 이성의 기운이 충만하다. 동시에 ‘큰 바위에서 물이 콸콸 솟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올해엔 아무리 힘든 일을 만나도 바위처럼 꿋꿋이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을 게다.

▲마음 가짐을 새롭게 하는 새해다. 초심(初心)이 주는 경건함에 독자와 도민 여러분의 각오가 남다를 듯 싶다. 불교 경전인 화엄경(華嚴經)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얘기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란 구절도 있다. ‘처음 발심한 그때가 바로 올바른 깨달음을 이룬 때’라는 가르침이다. 초심이 중요한 이유다. 모두가 초심을 잃지 않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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