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화 선생 소장품전 개최
20세기 한국 서예의 거장, 소암 현중화 선생(1907~1997)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기 위한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서귀포시 소암로에 위치한 소암기념관은 지난달 5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기념관에서 보관중인 작품을 엄선해 선보이는 소장품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자(朱子)의‘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써내려간 1958년도 초기 작품부터 1970년 작품인 ‘방회(放懷)’까지 소암 선생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는 송나라의 유학자인 주자가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무이산 계곡의 경치에 빗대어 노래한 글귀로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작업을 펼쳤던 선생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주제라 할 수 있다.
‘방회(放懷)’는 선생이 1970년 같이 어울리던 지인들과 술을 한잔하고 난 뒤 쓴 글로 구성과 글씨의 조형미에서 탁월한 미감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마음을 놓다, 안심하다, 안도하다, 생각대로 하다 등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이외에도 서귀포에서 소암 선생에게 글을 배웠던 제자들의 모임인 ‘서귀포소묵회’의 창립을 기념해 쓴 ‘참정절철(斬釘截鐵)’ 등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전시를 통해 다양한 서체의 문자, 글의 아름다움을 배우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소암기념관 관계자는 “소암의 글의 조형성은 기존의 서예가들과 다른 면모를 보인다”며 “글씨의 테크닉은 가졌으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르게 쓰려 노력하고 표현한 글씨를 통해 문자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암기념관은 한국 서예계에 한 획을 그었던 인물인 소암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8년 개관했다. 현재 총 667점의 작품이 소장돼 있으며 소암의 작품이 다수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