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멈추면 사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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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원, 제주시 공보실

차가 주인이 돼 버린 도로, 비좁은 주차장은 제주가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가 된 지 오래다. 무엇보다 차로 인해 점령당한 제주의 도로와 공간들은 그 옛날 여유롭고 유연한 자태로 우리의 발길을 감싸주던 돌담길과 그 길에서 나눴던 삶과 문화에 대한 그리움을 부른다.

‘세계 차 없는 날’은 1997년 프랑스에서 시작돼 2001년에 9월 22일에 정해졌다. 이후 ‘차 없는 날’은 세계 2200여 개 도시에서 함께하는 캠페인으로 확대됐다. 서울시도 2001년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차 없는 날’ 행사를 시작해 매년 명동, 종로, 세종로 등 도심 주요 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함으로써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제주시도 기존 연동과 칠성통 외에 ‘차 없는 거리’ 확산을 위한 지역 선정 및 주민 동의 등 사회적 합의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지역상인, 주민, 커뮤니티가 직접 참여해 문화예술과 보행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진짜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도로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목표이다.

정책의 성공은 운전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시민 공감대 형성에 달려 있다. 시민들은 차 없는 거리를 마음껏 향유하고 인근 상인들은 생계에 큰 지장 없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우선 나부터 일주일에 며칠이라도 차를 멈추고 두 다리로 거리를 걸어보는 걸로 시작해려고 한다.

시작은 느릴지 몰라도 일인만보(一人萬步)가 만인일보(萬人一步) 단계까지 이르면 제주 거리는 차가 아닌 사람이 보일 때가 올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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