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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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육십갑자(六十甲子)는 10간(干)과 십이지(支)를 결합해 만든 60개의 간지(干支)를 말한다.

10간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이고, 십이지는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다.

결합 방법은 처음에 10간의 첫째인 갑과 십이지의 첫째인 자를 붙여서 ‘갑자’를, 다음에 둘째인 을과 축을 결합해 ‘을축’을 얻는다.

이 같은 순서로 60번째 간지인 계해(癸亥)를 얻고 나면, 다시 61번째 갑자로 되돌아온다. 이를 환갑(還甲), 회갑(回甲)이라 한다.

환갑 때는 성대하게 잔치를 하는데 이를 수연(壽宴)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사람이 70살까지 사는 것이 예로부터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라고 해 환갑에 이른 것을 집안이나 마을의 경사로 여겼다. 물론 지금은 그 의미가 옅어졌다.

▲우리는 흔히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한 단계, 한 단계 늙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상식을 뒤엎는 연구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인간이 80세 이상을 산다고 할 때 34세, 60세, 78세 때에 노화가 촉진된다는 연구 논문을 과학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일생을 통해 꾸준히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총 3번의 ‘노화 부스터(booster·승압기)를 겪는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 이르면 그 전과 달리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고 하니 선조들이 큰 의미를 뒀던 환갑도 나름의 과학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연구진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한 것은 18~95세에 이르는 4000여 명을 대상으로 혈장단백질의 실험을 통해서다. 혈액에서 액체 성분인 혈장단백질을 분리해 분석한 결과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의 수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가운데도 3지점(34세, 60세, 78세)에 이르러선 변화가 뚜렷했다. 단백질 수치가 신체활동의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다.

▲수명 연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우아하게 곱게 늙는 방법’으로 적당한 수면과 운동, 스트레스 관리를 꼽고 있다. 여기에 탄로가(嘆老歌·나이 듦을 한탄하는 것)를 부르지 않는 것을 추가한다. 노화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라는 주문이다. 지혜, 깊이, 유연함 등 노년이 주는 장점도 많다는 것이다.

올해도 한 살을 더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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