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고동 소리 끊긴 크루즈터미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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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단체관광객 끊겨 텅빈 건물에 해마다 관리비 부담
제주 인력 44명 중 13명만 남아…면세점은 개점 휴업
서귀포 무빙워크 두 차례 고장으로 수리비만 ‘45억원’
8일 단체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서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이 닫혀 있다.
8일 단체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서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이 닫혀 있다.

“중국발 크루즈선이 3년째 입항하지 않으면서 유령 터미널이 됐습니다.”

8일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근무하는 보안검색요원 김모씨(50)는 “고용까지 불안해지면서 이제나저제나 크루즈 단체 관광객들이 오기만을 초조하기 기다리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2016년 507회에 걸쳐 관광객 120만9160명을 제주에 데려왔던 중국발 국제 크루즈선은 ‘사드 사태’로 2017년 3월 16일부터 뱃고동 소리가 끊겼다.

장장 3년에 걸쳐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다보니 국제여객터미널에 근무했던 44명의 보안검색요원과 경비원은 현재 13명으로 감원됐다. 주차요원과 미화원 등 4명도 일자리를 잃었다.

올해 크루즈 입항 일정은 총 458회(제주항 279회·서귀포항 179회)로 확정됐지만, 3년째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이어지면서 단체 관광객 입항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크루즈 인프라 시설은 개점 휴업 상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413억원을 들여 2015년 10월 문을 연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9885㎡)은 2000명이 2시간 내 CIQ(관세·출입국·검역) 구역을 통과할 수 있지만 을씨년스러웠다.

건물은 텅비었지만 매년 관리·운영비로 5억원이 지출되고 있다.

14만t급 크루즈선을 댈 수 있는 계류장은 어업지도선 2척이 자리를 차지했다.

제주관광공사가 2017년 7월 99억원을 들여 여객터미널과 연결해 건립한 면세점(1774㎡)과 제주홍보관(101㎡), 우수상품 전시장(900㎡)은 개장도 못한 상태다.

제주도가 78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7월 준공한 선용품지원센터 역시 문을 열지 못했다.

크루즈선에 돼지고기·소고기를 비롯해 양배추와 계란, 넙치 등 신선식품을 공급하는 선용품지원센터는 제주산 농수축산물 소비 촉진과 농가 소득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장밋빛 전망에 그쳤다.

8일 서귀포강정크루즈터미널 출국장에 사람 그림자도 없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8일 서귀포강정크루즈터미널 출국장에 사람 그림자도 없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도가 601억원을 투입해 2018년 5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신축한 서귀포강정크루즈터미널(1만1161㎡)도 텅 빈 ‘유령 터미널’로 전락했다.

20만t급 초대형 크루즈선 입항이 가능한 서귀포강정크루즈터미널은 지난해 퀸메리2호와 마제스틱 프린세스호 등 2척의 크루즈선이 시범 운항 차 들어온 이후 현재까지 입항은 감감 무소식이다.

15대의 출국심사대와 항구 게이트를 연결하는 무빙워크(2.5㎞)를 갖췄지만, 크루즈선이 오지 않으면서 서귀포시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터미널의 상주 인원은 건물 관리인 4명과 미화원 3명 등 7명이 전부다. 관광객과 올레꾼들이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 이용객의 전부일 정도다.

건물 유지비로 2018년 2억4000만원에 이어 지난해 4억원이 소요됐다.

제주도는 65억원을 들인 무빙워크가 지난해 태풍 내습으로 2차례나 고장이 나면서 수리비로 45억원을 지출하게 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상되면서 사드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회복되면 중국발 단체 크루즈 관광객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크루즈선 입항에 대비해 철저한 사전 준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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