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제68대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54·연수원 26기)의 취임식이 13일 제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에서 “어려운 시기이지만,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묵묵히 소임을 다한다면 검찰의 변화를 바라는 제주도민과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검장은 이어 “올해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해로, 돈이나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금품선거, 거짓말선거,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 선거범죄에 철저히 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역실정에 맞는 섬세하고 정성어린 권한 행사를 당부드린다”며 “특히,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의 생명이 침해된 제주4·3에 대해 더 정성을 쏟고,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더욱 힘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박 지검장은 “지난 한해 제주지검은 고유정 살인사건, 명상수련원 유기치사 사건 등 여러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공소유지도 충실히 했다”며 “그동안 열과 성을 다해 검찰 본연의 책무를 수행하느라 모두가 고생이 많았다”고 검찰 직원들을 격려했다.
박 지검장은 “지난 연말 검찰의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높은 열망 속에서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 검찰도,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로 거듭나고자 여러 개혁 방안을 마련·시행하여 노력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바람과 기대에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달리 보면, 그만큼 국민들이 검찰에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다는 것이므로 앞으로 검찰개혁을 위해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식 이후 “이번 검사장급 인사는 정치적 보복 인사가 아니냐”, “제주에 온 소감이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퇴장했다.
박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 중 한명으로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맡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의 과거 보직명은 ‘대검 공안부장’으로 선거사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사범,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큰 사건을 총괄하는 자리였다.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핵심 수사를 맡았던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한동훈 대검 반부패 강력부장 등 핵심 참모를 각각 제주지검장과, 부산 고검 차장검사로 발령냈다.
박 지검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순천고와 전남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제36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 서울중앙지검 제2차장검사, 대검찰청 공안부장(검사장급)에 이어 공공수사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박 지검장은 지금은 폐지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근무한 ‘특수통’ 검사로 국가정보원 적폐수사와 기무사 세월호 유가족 불법사찰 의혹, 삼성그룹 노조 와해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