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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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기 시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속 받지 않는 자유를 갈망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고 유심히 살펴보면 구속받지 않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노란 복수초도 봄을 맞이해 피고 향 짙은 한라구절초도 가을이어야 핀다. 계절의 질서는 들꽃들에겐 구속이지만 그 구속을 두려 하거나 피하려 하지 않는다. 이제 얼마 없으면 복수초가 지천으로 피겠다. 구속에 순응하는 자유가 곱다.

필자는 지난 2001315일자 해연풍 아버지의 울타리에서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을 비교하며 어머니는 가까이에 울타리를 치고 자녀들을 늘 살갑게 대하고, 아버지는 멀리 울타리를 쳐서 무관심한 듯 지켜본다. 그러니 아버지는 잔소리를 많이 하지 않는다. 그 울타리가 구속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우리는 구속을 모르고 행복하게 자랐다.

법 없이 살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울타리를 치지 않아도 그 울타리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살 사람이란 뜻이니 매우 선량한 사람이란 뜻이다. 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도덕률의 울타리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의 사회가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아닌가.

나는 시조(時調)를 쓴다. 시조는 우리 고유의 정형시다. 정형의 구속이 매우 갑갑한듯하지만 그 구속이 오히려 큰 자유를 주며 구속을 살짝 벗어나는 스릴과 쾌락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시조의 감칠맛을 알고 즐겼다. 그 지혜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우리의 문화를 활짝 꽃 피울 것이다.

오늘까지 해연풍 원고를 넘겨야 한다. 그 구속이 나를 갑갑하게 한다. 그러나 그 내용을 구속하지는 않는다. 참자유다. 구속의 자유! 참으로 놀라운 조화다.

시끄럽고 짜증나는 세상이다. 정의가 구속받는 것 같지만 잘 보면 자유가 옆에 있다. 이럴수록 구속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구속을 즐기자! 참자유를 찾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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