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속 임대료 부담에 '장사 접는다'
불경기 속 임대료 부담에 '장사 접는다'
  • 좌동철 기자
  • 승인 2020.01.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핫플레이스 떠오른 월정리해변 등에서 빈 가게와 임대 점포 나와
부동산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변에 관광객들이 찾고 있지만 최근 불경기로 임대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변에 관광객들이 찾고 있지만 최근 불경기로 임대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커피를 팔아서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장사를 접었습니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변 맞은편 골목에서 1년간 카페를 운영해 온 A씨는 최근 장사를 접었다.

하루 평균 50명의 손님이 오지만 49㎡(15평) 가게에 연세 1000만원, 보증금 1500만원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월정리해변과 접한 건물에서 장사를 해왔던 해물라면 식당과 치킨집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고즈넉한 어촌마을이었던 월정리는 최근 5년 사이 해변을 따라 카페와 음식점, 민박촌이 들어서면서 부동산 핫플레이스(명소)로 떠올랐으나 최근 빈 가게와 임대 점포 10곳이 나오는 등 투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업주들은 관광객은 꾸준히 방문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매출 하락으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박기범 월정리장은 “월정리 해변 땅과 건물을 거의 대부분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다”며 “불경기로 인해 수입이 줄다보니 비싼 임대료를 내지 못해 장사를 접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순태 구좌읍장은 “그동안 월정리 해변 땅값은 평당(3.3㎡) 1000만원이 넘어 대도시 수준에 버금갔다”며 “임대료에 비해 그만큼 수익이 나지 않다보니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월정리 뿐만 아니라 도내 해안 명소에 들어선 카페와 음식점들도 임대료 상승으로 기존에 장사를 해왔던 원주민이나 상인들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애월읍 한담리, 구좌읍 세화리 등 해안변을 낀 명소마다 방문 관광객이 줄다보니 임대를 내놓은 가게가 나오고 있다.

부지성 세화리장은 “경기 불황과 최저임금 상승, 매출 하락 등 자영업자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SNS를 통해 알려진 가게 외에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마을 차원에서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레저관광을 도입하는 등 관광산업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부동산업계는 제주지역의 공시지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임대료 상승에 영향을 준 가운데, 토지와 건물에 대한 세 부담으로 집주인들은 임대료를 쉽게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최근 5년 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갑작스럽게 형성된 상권에서 임대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물주와 임차인 모두 대출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등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월정리 해변에 있는 30평(99㎡)짜리 건물 임대료가 연 6000만원에 이르고 있다”며 “이 건물의 분양가는 15억원에 달하면서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하면 경기 불황에도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내릴 여지는 높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