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확인된 감귤 경쟁력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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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고품질 감귤로 승부해야 한다는 소비자 반향이 다시 나와 주목을 끈다. 제주농업기술원이 작년 말 대한민국과일산업대전에 참여한 도시 소비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감귤 구입 시 응답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한 사항은 단연 ‘맛’이었다. 무려 90.2%가 선택했다. 양보다는 질을 따지는 소비 패턴이 감귤을 구매하는 최우선 기준으로 확인된 것이다.

감귤 구매 방법은 박스가 43.7%로 가장 많았고, 그중 3㎏ 규격(42.3%)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트 낱개 구매(26.2%)가 뒤를 이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 증가로 소포장 구매가 느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감귤 크기 선호도 조사에선 중간 크기인 M급(60㎜ 안팎)은 61.4%, 2S~S급(55㎜ 안팎)은 34.7%로 1, 2위를 차지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요한 건 대도시 도매시장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중순 출하된 감귤만 해도 최고가는 5㎏당 3만8300원을 기록한 반면에 최저가는 1300원에 불과했다. 이는 소득분기점인 3800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농가로선 참담함을 맛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늘 시장의 냉엄함을 직시해야 한다는 걸 뜻한다.

원희룡 지사가 지난해 말 정책조정회의에서 “감귤산업은 이제 양이 아니라 맛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그런 위기의식에서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생산량 확대에 들어가는 예산을 맛을 높이는 데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구절절 옳고, 이미 그렇게 했어야 할 사안이다. 제주 감귤의 상징성과 위상을 놓고 볼 때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

감귤이 정치작물로 변질된 후 매번 그럴듯한 정책을 내놓지만 종국엔 흐지부지되기에 하는 말이다. 앞의 사례를 볼 때 시사점은 명확하다. 소비자는 맛이 좋으면 다소 비싸더라도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생산량에 관계없이 맛 좋은 감귤로 위기를 넘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정책 지원이 거기에 맞춰져야 하고 농가에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져 동참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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