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졸업시즌과 각급 기관 인사철에도 장기화하는 경기 침체와 일명 ‘김영란법’ 등으로 엄격해진 사회 분위기 때문에 도내 화훼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15일 제주시 노형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는 작년 1월 졸업시즌과 인사철 때보다 주문량이 70% 넘게 떨어졌다”며 “김영란법 시행으로 꽃 시장이 위축되자 정부가 경조사비 가액 기준을 기존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는데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동 한 꽃집 직원 B씨도 “최근 꽃값이 많이 올라 찾는 사람이 크게 줄고, 많은 공무원이 화분과 화환을 받지 않으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졸업시즌과 인사철로 판매 특수를 기대했지만, 평소와 매출 차이가 다를 게 없다. 경기가 예년보다 얼마나 안 좋아졌는지 몸소 실감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꽃 판매량이 부진한 데 대해 화훼업계는 경기 불황으로 도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꽃값마저 폭등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도내 화훼업계에 따르면 가장 인기가 많은 장미의 경우 한 송이 가격이 2000원에서 3000원으로 50%가량 뛰었고, 장미와 함께 졸업시즌 많이 찾는 프리지어도 1단 가격이 6000원에서 1만원 이상으로 크게 올랐다.
더욱이 김영란법 시행 이후 화분이나 화환을 받을 시 혹시 모를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다는 공직사회 분위기로 화훼업계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영석 제주화원협동조합 이사장은 “도내 화훼농가 대부분이 졸업시즌과 인사철이 겹치는 1월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다”며 “그런데 최근에는 경기 침체와 김영란법 등의 문제로 가게 임대료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꽃 수요가 많은 밸런타인데이와 입학시즌에도 예년보다 꽃 소비가 줄어들까 봐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