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답은 욜로-라이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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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칼럼니스트

인생관이나 가치관은 개인적인 문제이지만 사회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견해나 생각이 그렇다. 과거에는 연애와 결혼을 인생의 필수 과정으로 여겼지만 요즘은 혼자 사는 독신이나 비혼(非婚)을 선호한다.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라이프 (YOLO-life)와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횰로가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연애나 결혼은 선택 사항일 뿐이다. 부부가 함께 살아가려면 스트레스나 어려움이 생기게 마련인데 그런 고통을 감수하며 사느니 혼자 즐기며 사는 게 더 낫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에 따르면, 20~44세의 미혼 남녀들 중에서 74.2%의 남성과 68.2%의 여성이 이성교제 상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결혼한 기성세대의 결혼 과정은 대부분 ‘만나서 사귀고 연애하다 결혼’하는 식인데 요즘의 연애 과정은 좀 복잡하다. 사귀는 과정 앞에 ‘삼귀’는 과정이 더해졌다. ‘삼(3)귀다’는 ‘사(4)귀다’의 앞 단계를 의미한다. 이 삼귀는 단계에 있다는 응답이 26.21%였다. 이들은 연애하지 않는다는 부류에 속한다.

이렇게 연애 단계가 많아지다 보니 연애 관련 사업들만 늘어난다. ‘유혹하는 법을 알려주는’ 픽업 아티스트(pickup artist)나 연애 상담 학원, 블로그, 유튜버 등이다.

연애하지 않는 이유도 다양하다. ‘상대를 못 만나서(46.34%),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잃기 싫어서(36.21),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28.56), 금전적인 부담 때문에(20.33), 현재의 일 때문에(16.69)… 등이다. 중복 응답을 허용한 답변이지만 마음에 맞는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다. 그 이유로 너무 확실한 상대를 고르려 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고, 이성 교제를 너무 일찍 경험해서 연애 피로증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그 외에도 취미 생활이나 소셜 미디어의 발달이 연애를 방해하는 쪽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 근거로 즐기는 취미가 있다는 응답이 63.57%에 달한다는 것이다.

자식을 낳아 대를 잇고, 자식을 키우는 데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 하지 않은 한 애를 써가며 굳이 연애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결혼 회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연애나 결혼을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이성을 만나며 즐길 수도 있고, 그러다 마음에 쏙 드는 이성을 만나면 그때 결정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에 주위의 걱정이나 나이 드는 것엔 아랑곳없이 솔로들은 태연하다.

그렇지만 우리의 인생이 욜로-라이프나, 횰로가 정답일지는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인생의 기회가 길지 않듯 젊음의 기회도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젊음을 한판의 즐길 거리로만 삼는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완벽한 소울-메이트(soul-mate)를 찾아야 한다거나 더 나은 짝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쪽저쪽 눈길을 주어서도 실패만 쌓인다는 게 ‘모던 로맨스(2019)’의 충고다. 완벽한 짝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의 성패는 완벽한 짝을 만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서로 맞추며 살려는 노력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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