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니트(N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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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니트(NEET·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족은 취업 연령대이면서 일도 하지 않고 직업교육 및 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층을 말한다. 고용불안이 커지던 1990년대 영국에서 태동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청년들을 위한 고용 대책을 만들며 처음 쓴 용어다.

한때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지금은 일할 의사가 없는 취업거부자들이다. 우리말로는 무업자(無業者)나 무위도식족(族)쯤이다.

그들은 대체로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귀찮은 일은 거들떠 보지 않으려 한다. 그런가 하면 대인기피증이 심하거나 일에 대해 지레 겁을 먹는다. 또 직장생활에 실패한 뒤 자신감을 잃어 어쩔 수 없이 니트족에 속하는 사례도 숱하다. 우리나라도 니트족 문제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의 니트족 가운데 40대가 19만5000명에 달하고 그 증가율은 20·30대보다 훨씬 가파랐다고 한다. 40대 취업자가 2015년부터 49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30대에 니트를 탈출하지 못해 40대가 된 사람이 많았다. 40대 20만명이 노부모에게 얹혀사는 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보다 20년이란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은 중년 니트족이 국가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작년 중년 니트족이 123만명으로 청년 니트족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일본 정부는 중년 니트족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작년 1000억엔 넘는 돈을 쓴 데 이어 올해는 1344억엔(1조4300억원) 예산을 책정했다. 그도 모자라 3040 니트족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사안의 심각성을 잘 알려준다.

▲유행하는 신조어들을 보면 그 사회상을 잘 알 수 있다. 이구백(20대 90%가 백수), 장미족(장기간 미취업자), 빌빌세대(취업하지 못한 신세), 캥거루족(취직 않고 부모에 기대 사는 젊은이), 프리터족(용돈이 모일 때까지만 일하는 사람) 등 자조적인 표현이 잘 드러난다.

이 땅의 중년층까지 겪는 실업의 고통은 참으로 처절하다.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는 동시에 사회병리 현상으로 번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경험 쌓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허나 없는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어서 그게 걱정이다. 늙을 때까지 자녀가 백수로 지낼까 걱정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되살리는 게 다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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