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손주들 얼굴을 보니 너무 좋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이 기대되네요.”
나흘간의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제주국제공항은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과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들로 북적였다.
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 앞에서 게이트를 바라보며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던 사람들은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자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부모님과 가족 친지 등에게 드릴 선물을 양손에 가득 쥐고 있던 귀성객들의 표정엔 고향을 찾은 기쁨과 설렘이 가득했다.
반갑게 달려오는 손주들을 품에 안은 채광수씨(65·서귀포시 대정읍)는 “지난 추석 이후 4개월 만에 아들 내외와 손주들의 모습을 본다”면서 “몇 개월 못 본 것뿐인데 그 사이 손주들이 훌쩍 커버렸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채씨는 “벌써부터 즐거운 설 명절이 기대된다”며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즐겁게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들 내외를 마중 나온 한석준씨(71·제주시 건입동)도 “연휴 때 특별한 계획은 없다. 가족이 다 같이 모이는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오랜만에 가족들이 많이 모여 제대로 된 명절 분위기가 날 것 같다”고 했다.
제주를 떠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는 한씨의 아들(40·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은 “대학교 이후로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지만, 설이나 추석 명절에는 꼬박꼬박 고향에 오고 있다”며 “오랜만에 집 밥도 먹고, 그동안 못 봤던 친구들도 보려고 한다. 나흘간 푹 쉬다 갈 생각”이라고 했다.
공항에는 설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 여행을 온 관광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 제주를 찾는 귀성객과 관광객은 약 21만84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 기간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이 2580편이 운항돼 지난해보다 9.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 연휴 제주공항 이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주∼김포, 김해, 대구 등을 오가는 임시편 112편도 추가됐다.
귀성객 행렬에 대비해 관계 당국은 특별교통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안전수송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