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개별 관광 추진과 제주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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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 논설위원

지금 제주공동체는 2공항 건설여부 논란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도민사회가 양분된 채로, 특별자치도호(號)는 영(零)일없이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항해를 포기한 듯 속수무책으로 허송세월하는 양상이 현저해 보인다. 중국 당국에 의한 사드보복조치 이후 유커 관광이 차단됨으로써 경쟁력을 상실한 채 제주관광의 붐은 쇠락을 길을 점점 더 재촉하고 있다. 관광시장 활로개척을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전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관광지로서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최근의 추세는 내국인 관광에 의존하여 연명하는 상황으로 내몰려 있다.

감귤산업은 작년 우기 등이 집중되면서 당도(糖度)가 떨어지는 등 도매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로 수입창출이 옛날만 못한 것으로 드러나 있다. 물론 도정은 그 대안을 마련해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하나 확실한 기약도 없다. 재탕 삼탕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게다가 양돈 산업도, 양식 산업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제주경제의 활성화를 견인해 줄 것이라는 기대치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도정차원에서 관광위락 시설 산업 이외의 변변한 산업군(群)을 육성 발전시키지 못한 결과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고용의 질(質)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역내 4년제 대학의 취업률 또한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어렵게 역내 대학문을 나선 10명 중 3~4명이 실업자로 전락하는 추세가 역력하다는 지역 언론의 전언(傳言)이다. 특히 일자리 마련을 위해 육지부로 떠나는 청년층의 제주이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역의 고질적 고령화 추세와 맞물리면서 조만간 제주지역사회에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견인자라는 점에서 전혀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중앙정부는 독자적으로 대북정책의 일환으로 대북 개별관광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내 보였다. 그래서 주한미국 대사가 대북 개별관광은 유엔의 대북제재조치 또는 한미동맹 관계 차원에서 한미워킹그룹의 협의를 거쳐서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하여는 일언지하에 우리나라의 주권문제라면서 대사의 발언은 대단히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는 또한 개별관광은 대북제재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북한 방문을 금지한 소위 ‘5·24조치’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가 미국과의 공조보다는 주도적으로 남북협력을 확대하는 것에 정책적 비중을 더 두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범정부적 차원에서 추진하려는 대북 개별관광은 작금의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가? 한국 관광의 상징과도 같은 제주관광의 미래를 위해서는 매우 우려스러운 조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한 인터뷰에서, 시간이 좀 걸릴 수는 있겠지만, 총체적으로는 북한이 우리정부의 대북 개별관광 허용제안에 호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뜸을 들일 수 있을지언정 적당한 시기에 정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생각건대 이런 상황은 제주공동체에 심대한 위기임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요구한다. 도민 모두 합심하여 새로운 살길을 옹골차게 만들어내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을듯하다.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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