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부족, 광역 공급체계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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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훈,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장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한 스웨덴 출신의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지속적인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 등 적극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런 기후위기의 문제는 지금까지의 기후변화 적응 방안 수립과 같이 소극적이고 관리 가능한 변수에서, 제어가 불가능한 상수로 굳어지는 추세이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로 인한 가뭄 발생 빈도의 증가는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주된 관심 사항으로 점차 대두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도에 부존하는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발·이용하고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5년 간격으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제주도는 수자원의 약 96%를 지하수에 의존하는 지역으로, 지하수 부존량의 감소는 생활용수뿐만 아니라 농업용수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3년 수립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서는 제주도의 강수량 대비 지하수 함양율을 약 44.5%로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5% 낮은 40.6%로 재조정함에 따라, 지하수 개발가능량의 감소로 인한 지하수 이용량 조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서귀포시 남원읍이 가장 높은 54.9%인 반면, 농업지역이 밀집된 제주시 한림읍은 가장 낮은 40.0%로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따라서 각 관정별로 허용돼 지하수 허가량의 약 57%를 담당하고 있는 농업용수가 필요한 지역에서의 체계적인 용수 공급 체계의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다행히 제주도와 한국농어촌공사는 2017년부터 도 전체를 40개 세부권역으로 구분해 농업용수 수요량에 따른 농업용수 적정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업 목적은 농업용수 이용체계를 재편해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통합 물 관리를 통한 수자원 보호에 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설치된 개별 공공관정의 사용을 억제하는 대신 광역관정을 이용한 체계적인 농업용수 공급 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면 권역별로 나타나는 지하수위 하강 현상을 억제할 수 있게 돼 지하수위 하강에 따른 염수침입과 오염물질의 유입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18~2019년 기간 동안 제주시 구좌읍은 당초 광역화 사업에서 예측한 월별 수요량에 근접하게 실제 사용량이 기록돼 농업용수 공급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가뭄을 대비할 수 있는 수자원 관리의 사업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부지역에서는 염지하수의 사용량 증가를 포함한 기존 지하수 이용 증가와 지하수 함양율 5% 재조정에 따른 지하수 개발 가능량 감소로 당초 수요량 예측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의견을 반영해 한국농어촌공사는 세부권역별로 추정된 농업용수 수요량과 이를 고려해 계획된 광역관정 설치, 지하수 관측망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이 결과를 이용해 광역 공급체계 수립을 위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기존 관정의 이용량에 대한 정확한 계측과 관로 누수를 포함한 수자원의 낭비 요인들을 분석함으로써 도내 수자원의 체계적인 보전 및 관리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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