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제주 생태계 급격히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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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새 가마우지 텃새로…양서류 산란시기도 빨라져
제주에서 번식한 야열대성 조류인 검은이마직박구리.
제주에서 번식한 아열대성 조류인 검은이마직박구리.

1980년대 겨울 철새였던 가마우지와 논병아리가 제주의 대표 텃새로 서식하는 등 제주지역이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면서 급격한 생태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또 기후 변화로 농수산업에서도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김민선·문상빈)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생태계 변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열대성 조류인 물꿩과 붉은부리찌르레기, 붉은해오라기, 검은이마직박구리 등 4종은 제주에서 알을 부화해 번식에 성공했다. 더 이상 ‘나그네새’가 아니라 제주에 정착하게 됐다.

검은이마직박구리는 지난해 10월 구좌읍 김녕리 해안변 숲에서 10여 개체가 집단 서식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높아지는 기온은 양서류의 동면과 산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겨울에 산란을 하면 얼어 죽는 제주도롱뇽과 북방산개구리는 10년 전만 해도 2월 하순에 산란했지만, 최근에는 1월 중순에 산란을 하는 등 1개월 가량 앞당겨졌다.

이와 함께 이전에는 월동하지 못했던 병해충들이 온난한 기후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제주에서 첫 발견된 열대거세미나방.
지난해 6월 제주에서 첫 발견된 열대거세미나방.

열대·아열대지역에서 서식하는 열대거세미나방은 지난해 6월 제주에서 첫 발견됐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옥수수와 배추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 해충은 서리가 내리고, 10도 이하의 기온에서는 살지 못하지만 제주에 출현한 이후 타 지역으로 북상했다.

과수작물에 피해를 주는 갈색날개매미충은 2018년 제주시 한림읍에서 발견됐다. 아열대성 ‘외래 매미충’이 제주의 겨울날씨에 적응, 해충으로 서식할 환경이 높아졌다.

겨울철 대표 어종인 방어는 지난해 제주지역 어획량은 291t에 머물렀다.

그런데 수온 상승으로 강원도에서는 2017년 3000t의 방어를 잡았고, 지난해 어획량은 3500t으로 ‘풍어’를 맞았다.

제주의 주 소득 어종인 방어가 강원도에서 더 많이 잡히면서 가격 경쟁에 밀리고 있지만 마땅한 대체 어종은 없는 실정이다.

기후 변화 중 폭풍의 빈도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속이 초당 13.9m이면 ‘폭풍’이라 한다. 제주지역에서는 1990대 초반 연간 20회의 폭풍이 불었어나 2010년 들어 5회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 발생 등 대기 오염에 매우 취약해졌고, 풍력발전에도 불리한 지역으로 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기후변화가 제주의 생태계와 산업, 일상생활까지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기적 연구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기후 위기를 전담할 부서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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