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우한 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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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동철, 사회부장

2015년 우리나라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으로 몸살을 앓았다. 당시 제주도는 메르스 청정 지역이었다. 하지만 그해 6월 서울에서 제주로 여행을 온 141번 메르스 환자의 동선이 파악되면서 보건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이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항공기 승무원과 탑승자 24명, 공항 직원 8명, 호텔 직원 34명, 렌터카회사 직원 19명 등 85명이 자가 격리 조치됐다.

메르스는 2015년 5월 첫 발병 후 같은 해 12월 말 종식 선언이 나오기까지 8개월간 확진 환자 186명 중 38명(치사율 20.4%)이 사망했다.

다행히 제주에서는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감염병 ‘청정 지역’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감염을 우려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취소가 이어졌다.

메르스 여파 한 달 만에 중국인 6만8000여 명이 제주 방문을 취소했다. 이 여파로 제주~중국 노선의 항공기 운항이 줄줄이 중단됐다.

중국 발 항공기가 오지 않으면서 호텔과 관광지에도 손님이 뚝 끊겼다. 전세버스, 렌터카업계도 얼어붙었다.

관광객 감소로 인한 도미노 현상은 음식점·미용실·세탁소에 이어 전통시장까지 번졌다. 관광객을 실어 날랐던 전세버스는 차고지에서 먼지를 뒤집어썼고, 일부 식당들은 폐업 직전까지 몰렸다.

제주연구원의 보고서에서는 2015년 6월 한 달간 메르스 여파로 제주경제의 생산효과는 2060억원, 부가가치효과는 115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그에 따른 소비 위축이 제주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2020년 설 연휴가 지나면서 중국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돼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사드 사태’ 여파로 경기 침체를 겪었던 제주도는 이번엔 우한 폐렴을 맞닥뜨렸다. 메르스처럼 최소 수개월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민사회의 피로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감염병 유행은 마지막 감염자가 완치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야 종식을 선언해서다.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하면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난다는 ‘나비 효과’는 나비의 연약한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는 것처럼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뜻한다.

중국 정부는 우한시 화난수산시장에서 박쥐와 뱀을 식용으로 팔면서 우한 폐렴이 발병하게 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감염병으로 한 달여 만에 중국에서 확진환자 7711명, 사망자 170명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확진환자가 6명이 나왔다.

우한 폐렴으로 관광업계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24~30일) 동안 3만명에 가까운 중국인이 방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절반 가까이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중국 간 직항 항공기의 평균 탑승률도 80%대에서 50%대로 줄었고,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예약취소 사례도 수백 건에 이르고 있다.

한 여행사 대표는 “잇따른 여행 취소로 여행사는 물론 유아를 동반한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유모차 대여점까지 직격탄을 맞았다”고 호소했다.

우한 폐렴 확산 이후 제주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가짜뉴스가 나돌았다. 도민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청정 지역을 유지한 제주에 이듬해 중국인 306만명이 방문해 대박을 터뜨렸다.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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