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로 대학 간다는 학생 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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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자퇴하고 아예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을 가려는 학생이 늘고 있다. 학생부로 수시 관문을 뚫기 어렵다고 판단한 학생들이 수능 올인을 외치며 자퇴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검정고시를 위해 자퇴한 도내 고교생은 2017년 87명, 2018년 107명, 2019년 121명 등으로 매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경우 전체 고교 자퇴생 216명 중 5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로 볼 때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10대 대부분이 자퇴 후 고졸 검정고시를 합격해 대입 정시를 준비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고졸 검정고시 10대 응시자는 2018년 65.8%에서 이듬해 67%로 증가 추세다. 전국적으로도 2018년 65.6%에서 지난해 67.7%로 확대된 상태다. 심지어 일부 중학생들도 진학 대신 검정고시로 고졸 학력을 취득 한 뒤 대입 관문을 뚫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도내서만 2017년 31명, 2018년 38명 등이 해당된다.

문제는 학업을 포기하는 자퇴가 아니라 치열한 내신 경쟁을 피해 대입을 준비하려는 고육책이라는 점이다. 이는 학교를 자퇴하고 아예 학원에서 공부하겠다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말이다. 오죽하면 학생들이 학교 대신 검정고시를 택할까 안쓰럽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기에 그 심각성을 가벼이 보아서는 결코 안 될 성싶다.

자퇴를 하면 학생부 종합전형 응시 기회는 사라진다. 정시와 논술 전형이라는 좁은 문만 남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퇴 학생들이 향하는 곳은 학원가다. 검정고시도 봐야 하고, 사교육에 의존하게 돼 경제적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대입제도의 한계를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심각한 건 자퇴생 상당수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들이라는 거다. 모든 원인은 공교육 붕괴에 있다. 자칫 기형적인 교육환경이 자리잡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학원에서 대입에 전념하겠다는 학생들에게 전인교육이니 교육 정상화니 하는 설득은 공허하다. 성적 중심의 교육과 몰개성적인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는 공교육 내실화 방안 외에는 해법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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