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무사증 입국 금지까지…제주관광, 역대급 위기
신종 코로나에 무사증 입국 금지까지…제주관광, 역대급 위기
  • 김두영·진유한 기자
  • 승인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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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우도·용두암 등 도내 주요 관광지 텅텅
인근 토산품 가게·식당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4일 성산일출봉 탐방로가 텅 비어 있다.
4일 성산일출봉 탐방로가 텅 비어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중국인은 그렇다 치고 내국인도 오지 않으면서 가게가 텅 비었습니다.”

4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4·여)는 한적하다 못해 스산한 성산일출봉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제주 대표 관광지인 성산일출봉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주변에 있는 기념품점은 찾는 사람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다.

성산일출봉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한 달 사이 방문객이 평소보다 70% 가까이 줄었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방문객은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일 성산일출봉 주차장이 텅텅 비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4일 성산일출봉 주차장이 텅텅 비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이용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성산포종합여객선터미널 우도 도항선 대합실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이용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성산포종합여객선터미널 우도 도항선 대합실 모습.

‘섬 속의 섬’으로 불리는 우도를 오가는 성산항 도항선 대합실 또한 텅 비면서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루 평균 2000여 명이 우도를 방문하기 위해 대합실을 찾지만, 이날 방문객은 400여 명에 불과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우도 방문객은 평소보다 5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도항선 관계자는 “도항선 특성상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몰리면서 신종 코로나 감염을 우려, 우도 방문객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며 “매월 1회 실시했던 내부 소독도 지금은 매일하고 있지만, 배를 타려는 손님은 급감했다”고 말했다.

 

4일 용두암을 찾은 관광객들.
4일 용두암을 찾은 관광객들.
4일 용두암 주차장이 텅 비며 한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4일 용두암 주차장이 텅 비며 한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제주시 용두암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9시30분 용두암을 찾은 관광객은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과 내국인을 포함해 10여 명에 불과했다. 비자 없이도 제주에 올 수 있는 무사증제도가 일시 중단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평소 관광버스와 렌터카로 붐볐던 용두암 주차장도 텅 비며 적막감이 감돌았다.

용두암 주차관리요원은 “관광객을 실은 전세버스와 렌터카가 하루 평균 1000대 가까이 주차했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400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오지 않다보니 용두암 주변 토산품 가게는 냉기로 가득했다. 한 토산품점 업주는 “한라봉과 감귤초콜릿이 팔리지 않아 상자에 넣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관광지 주변 식당에도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식당 업주 이모씨(60)는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해물 뚝배기와 회를 팔아왔는데 신종 코로나가 터진 이후에는 1명도 오지 않고 있다”며 “최근에는 내국인 관광객도 오지 않는 등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4일 한라수목원 버스 전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4일 한라수목원 버스 전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중국인들이 제주 명소로 손꼽는 한라수목원 역시 방문객이 텅 비면서 조용했다. 이날 오전 10시 수목원 내 버스 전용 주차장에는 단 1대의 관광버스도 세워져 있지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가 시작된 시점인 지난달 24일부터 2월 3일까지 한라수목원을 찾은 방문객 수는 1만4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8058명과 비교해 20%나 줄었다.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매출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제주 관광업계가 신종 코로나의 확산과 무무사증 입국 일시 중지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인에 이어 내국인 관광객까지 오지 않는 데다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수학여행단 방문 취소도 잇따르면서 도내 주요 관광지는 물론 주변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여파로 제주~중국 직항편 운항횟수는 주 149편에서 주 28편으로 81.2%(121편) 대폭 축소됐다.

현재 남아있는 노선은 상하이·심천·난징 등 3개 노선에 불과하지만, 제주무사증 입국 제도 일시 중단으로 조만간 운항 중단 또는 축소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는 무사증 일시 중단으로 매년 100만명에 이르던 중국인 관광객이 7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두영·진유한 기자 kdy84@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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