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의 보답
선행의 보답
  • 제주신보
  • 승인 2020.02.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효성.명상가

간절한 바람이자 정성이 하늘문에 닿으면 기적을 볼 수 있다. 남의 이야기라고 귓등으로 흘려보내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이는 조상에게 잘하면 복을 받는다는 책에는 없는 미담으로 전해진다.

돌아가신 분이 살아있는 자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누구 하나를 콕 찍어서 도울 수 있으면 혜택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생전에 죽음을 직감하고 유서를 남길 때도 출가외인은 제외했던 때가 있었다. 그 이유는 장손이 잘 돼야 만사가 편하다는 잘못된 편견이었다.

물론 재산을 잘 불려 우애를 지키라는 깊은 뜻도 있지만 지금은 형제자매간의 불화를 만들고 심한 경우 법정 다툼에 등 돌리는 사이가 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은 땅속 깊이 묻힌 지 오래다.

아침을 깨우는 전화는 얼마 전에 아버지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시자 어머니가 대문을 걸고 두문불출하시더니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호상도 아니고 해서 조용히 넘어가려 했으나 자신의 의견은 무시당하고 체면치레해야 한다는 다른 가족들의 성화에 요란스러웠단다. 올케들의 부추김 때문인지 삼우제가 지나자 큰 오빠가 얼마간의 돈을 내주면서 상속포기 각서를 쓸 것을 종용했다. 그럴 수 없다고 대답을 하고 돌아오는데 나오는 건 한숨뿐이었단다. 그리고 주변에서 천운을 다하지 못하고 돌아가셨으니 영혼을 위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고해 마땅히 그래야 될 것 같아 도움을 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간 지체할 이유도 없어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대화를 청하니 딸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를 줬다면서 흐느꼈다. 잘 살라는 당부와 함께 손자, 손녀들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 연락이 왔다. 남편이 꿈을 꾸었는데 장모님이 온화한 미소로 도장을 내밀어서 받았단다. 무언의 약속이 담겨있는 길몽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온 가족이 모여 유품을 정리하는데 낯선 봉투가 밀봉된 채 있었단다. 그 안에는 얼마 전까지 아들들과 며느리가 힘들다면서 가져간 돈의 액수와 날짜까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너희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라며 예금과 땅은 여동생 내외에게 양보하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편지도 있었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눈물바다가 되어 일부는 부끄럽다며 슬며시 자리를 피했단다.

착한 삶에 대한 보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