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전쟁 희생 병사 추모 위한 거대한 신전
나폴레옹 전쟁 희생 병사 추모 위한 거대한 신전
  • 제주신보
  • 승인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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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트레킹 (下)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칼튼힐
예산 부족 기념물 건립 중단
언덕 아래 윌터 스콧 기념탑
구시가지 문화예술 공연 다채
하루 여행에는 에든버러 최적
넬슨 기념탑 위에서 내려다본 거대한 신전 기둥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네 개의 면 중 한쪽면 기둥을 옮겨다 놓은 형상으로 스코틀랜드 국립 기념물(National Monument of Scotland)이다. 나폴레옹 전쟁에서 희생된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짓다가 예산 문제로 중단됐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영국)는 과거 피로 얼룩진 전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인종도 다르다. 스코틀랜드는 켈트족,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족으로 구성됐다

1300년 스코틀랜드를 침공한 잉글랜드 에드워드 1세는 저항군을 이끌던 스코틀랜드의 독립영웅 윌리엄 월리스를 잔혹한 방식으로 처형했다. 이 이야기는 영화 브레이브 하트로 만들어졌다.

1603, 평생 독신으로 산 엘리자베스 1세는 사망하면서 스코틀랜드 국왕인 제임스 6세를 왕위 계승자로 지목했다. 제임스 6세는 스코틀랜드 왕실 혈통뿐 아니라 잉글랜드 왕실 혈통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6세는 잉글랜드로 건너가 제임스 1로 잉글랜드 왕위에 즉위한다. 그리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두 국가의 왕위를 겸하면서 통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스스로를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의 왕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의 통합 정책에 힘입어 1707년 두 국가는 합쳐진다. 스코틀랜드의 중심 도시는 에든버러이고, 경제적 중심지는 글래스고이다.

에든버러 캐슬에서 스코틀랜드 역사와 만난다면 칼튼힐은 시내 전체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에든버러 구시가지 중심인 로열마일 정경.

로얄마일 끝에서 노스브릿지를 건너면 신시가지로 발을 들이는 셈인데, 칼튼힐은 신시가지 동쪽 끝에 있는 높이 110m의 드넓은 잔디 언덕이다

서쪽으로 에든버러 성이 장엄하게 버텨 서 있고, 북쪽으로는 리스항에 정박 중인 배들이 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로 아더왕 의자 절벽과 홀리우드 궁전 건물들이 우아하면서 육중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언덕 가장 높은 곳에 있는 32m 넬슨기념탑에 오르면 이런 정경들이 더 다이내믹하게 눈에 들어온다

시내 전체의 파노라마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칼튼힐을 인상 깊게 남긴 것은 폐허의 잔재처럼 보이는 거대한 신전 기둥들이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네 개의 면 중에 한쪽 면 기둥들만을 옮겨다 놓은 형상과 비슷하다

이는 스코틀랜드 국립 기념물(National Monument of Scotland)로 나폴레옹 전쟁에서 희생된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짓다가 예산 문제로 중단됐다. 완공이 안 된 채 120여 년 세월이 흘렀지만 더할 나위 없이 장엄하다

웰링턴 장군의 동상.

칼튼힐을 내려오면 에든버러 교통의 중심지인 웨이벌리역이 나온다. 역 바로 옆에는 소설 아이반호로 유명한 시인이자 소설가 월터 스콧의 기념탑이 웅장하게 솟아 있다. 대영제국의 영웅 넬슨 제독과 웰링턴 장군의 기념탑이나 동상보다 문인 한 명을 위한 기념탑 규모가 대단해서 놀랄 수도 있다

두 전쟁 영웅은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출신이고 월터 스콧은 에든버러를 대표하는 문인이기 때문이다

300여 개의 좁은 계단을 걸어, 61m 높이의 탑을 오르면 칼튼힐과는 또 다른 도심 정경이 드러난다

탑을 내려와 서쪽으로 프린세스 스트리트 공원을 따라 길게 걸어보면 오른쪽으로는 에든버러 신시가지의 활기를, 왼쪽으로는 구시가지의 정취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를 처음 여행한다면 대개 런던 등 잉글랜드의 대도시에서 출발해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온다. 스코틀랜드의 최대 도시 글래스고와 옛 수도였던 에든버러, 두 곳만을 둘러보는 최소 여정은 3~4일이다

일주일 이상이라면 에든버러, 하이랜드, 스털링, 글래스고 순으로, 또는 그 역순으로 둘러볼 수 있다. 특히 하이랜드는 광활한 지역이지만 당일치기 10시간 버스 투어도 있고, 1~3일 투어 등 다양하다

스코틀랜드 면적은 잉글랜드의 60% 수준이지만 인구는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황량하고 거친 환경임을 보여주지만, 하이랜드와 같은 광활한 대지가 거의 오염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남아 있다.  

하루 만에 스코틀랜드의 모든 걸 느끼고 싶다면 어디를 가야 할까

물론 하이랜드도 아니고 글래스고도 아니다. 수도 에든버러를 봐야 한다

구시가지 전체와 신시가 지 일부를 걸어보는 도심 트레킹이 에든버러 여행에서는 최적이다

<글·사진=이영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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