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앞바다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며 신혼여행의 ‘성지’로 이름을 날렸던 옛 ‘파라다이스호텔 제주’가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됐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서귀포KAL호텔과 인접해 있는 ‘파라다이스호텔 제주’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호텔·레저사업에 대한 구조 개편에 나섰다.
‘파라다이스호텔 제주’는 한진칼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하고 있다. 그랜드하얏트인천,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등 국내에서 3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칼호텔네트워크는 2008년 2월 파라다이스그룹으로부터 ‘파라다이스호텔 제주’를 매입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부지 매입 후 기존 호텔 건물을 철거해 신축하는 등 서귀포KAL호텔과 연계해 고급 휴양시설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10년이 넘도록 손을 놓고 있다가 이번에 매각 방침을 정했다.
‘파라다이스호텔 제주’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용했던 겨울 별장으로 유명한 곳으로 1960년 4·19혁명 이후 정부 소유 호텔로 바뀌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65년 가족들과 함께 여름 휴가차 제주를 방문해 이곳에 묵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1970년 파라다이스그룹이 인수해 ‘허니문하우스호텔’로 운영했다.
‘허니문하우스호텔’은 시설 개·보수 과정을 거쳐 1990년 ‘파라다이스호텔 서귀포’로 새롭게 문을 열었고, 1996년 ‘파라다이스호텔 제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적자가 누적되며 폐업된 후 2008년 한진그룹에 매각됐다.
부지 남쪽 해안으로 제주올레길이 개장된 이후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며 경관 사유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