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지속…제주지역 폐지 처리 대란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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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당 100원서 지금은 20원대 머물러
도내 제지공장, 현재 물량 포화…판로 모두 잃어
1t 트럭 가득 실어도 2만원…기름값도 안 나와
10일 제주시 화북동 소재 한 대형 재활용 업체에 쌓인 폐지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10일 제주시 화북동 소재 한 대형 재활용 업체에 쌓인 폐지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폐지 가격 폭락에 따른 제주지역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하면서 도내 폐지 처리 대란이 현실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도내 재활용 업체들에 따르면 제주지역 폐지 가격은 2018100원대를 형성했다가 지난해 6~7월경 70원대로 떨어졌고, 현재는 20원대 머물러 있다.

2018년부터 중국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재활용 폐지 수입을 전면 금지한 탓에 외부 반출이 막혀 국내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면서 매입 단가가 급락했다.

10일 오전 제주시 화북동 소재 한 대형 재활용 업체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처리하지 못한 폐지 3000t이 쌓여 산을 이루고 있었다.

2017년부터 제주시와 입찰 계약을 맺고 있는 해당 업체는 현재 제주시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관내 전역을 돌며 청소차량을 이용해 거둬들인 폐지를 도내·외 제지공장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에 단 두 곳 있는 제지공장이 물량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사실상 도내 판로를 모두 잃었다. 물량을 육지부 제지공장에 보내기도 하지만, 이곳 역시 현재는 톤수를 제한해서 받는 실정이다.

업체에 따르면 국내 제지공장 대부분은 온갖 쓰레기로 뒤엉키는 등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우리나라 폐지보다 값싸고, 질 좋은 외국산 폐지를 선호해 더 많이 수입하고 있다.

 

10일 제주시 화북동 소재 한 대형 재활용 업체에 쌓인 폐지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10일 제주시 화북동 소재 한 대형 재활용 업체에 쌓인 폐지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지역 아파트 단지나 대형마트, 물류센터 등에서 발생하는 폐지를 거둬가는 개인 재활용 업체들도 수거에 손을 놓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1t 트럭에 폐지를 가득 실어도 2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인건비는 물론 기름값도 안 나오는데 누가 폐지를 주워 돈을 벌겠느냐고 말했다.

개인 재활용 업체들이 폐지를 수거하지 않으면서 현재 봉개동매립장은 환경미화원들이 거둬들인 폐지로 포화된 상태다. 이들이 보름간 수거한 폐지 물량만 무려 397t에 이른다.

매립장 포화로 제주시는 입찰 계약을 맺은 해당 업체에 400t에 달하는 폐지를 가져가 처리하라는 공문까지 보낸 상황이지만, 업체 측은 현재 그 많은 양을 적재할 장소도 없을뿐더러 분리수거되지 않은 폐지는 받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아직 재활용 처리 업체와 계약을 하지 않은 서귀포시는 폐지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개인 수거 업체들이 외면하자 지난달 23일부터 행정에서 자체 수거를 하는 중이다.

서귀포시는 상황 지속 시 전담수거팀을 신설해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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