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경로당 등 12개소서 하루 평균 1600명에 도시락·빵 등 전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여파로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소 운영이 대부분 중단됐지만, 이들이 끼니를 거를까 걱정돼 도시락을 준비하고, 직접 배달까지 하며 온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13일 오전 11시30분 제주시 일도2동에 있는 한 아파트. 은성종합사회복지관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초인종을 누르자 집 안에 있던 현희선 할머니(88)가 환히 웃으며 이들을 맞이했다.
이들 자원봉사자는 “무료급식 안 한다고 끼니 거르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현 할머니에게 손수 포장한 도시락을 건넸다.
현 할머니는 “코로나 때문에 복지관을 찾아 친구들과 공짜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보내던 즐거움이 사라졌지만, 봉사자분들이 직접 찾아와 도시락도 주고, 안부도 물어봐 줘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인근에 사는 김순정 할머니(84)도 “바이러스가 나이 많은 사람에게 위험하다고 해서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점심을 해주는 사람이 없어 그동안 복지관에서 밥을 먹었는데 무료급식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도시락을 가져다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은성종합복지관 소속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무료급식 중단으로 끼니를 거를까 우려되는 노인들에게 전달할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도시락을 식기 전, 점심시간에 맞춰 모두 전달하려면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무료급식 취소 후 직접 노인 가구와 경로당 등을 방문해 전달한 도시락 수만 무려 200여 개.
이날 동행한 강혜정 자원봉사자는 “힘들지만, 도시락을 받고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을 볼 때면 늘 뿌듯하다”며 “신종 코로나로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행정에서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복지관과 경로당을 포함한 도내 10여 개소에서 무료급식소 운영 대신 도시락과 빵을 준비해 하루 평균 1600명의 취약계층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