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도로 일부 통제…내일까지 추위 이어져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의미를 가진 절기인 우수(雨水)를 이틀 앞둔 17일 제주지역에서 때 늦은 폭설과 꽃샘추위가 엄습했다. 이날 제주 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쏟아지면서 중산간 지역 도로가 통제되는 등 도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산간지역에 대설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한라산 진달래밭 73.4㎝, 윗세오름 41.7㎝ 어리목 21.1㎝의 눈이 쌓였다.
산간지역에 쏟아진 폭설로 한라산 등반이 전면 통제됐고, 중산간 도로가 결빙되면서 1100도로는 대형차량과 소형차량의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산간지역 외에도 눈이 계속되면서 이날 오후 4시까지 서광 5.7㎝, 유수암 5.3㎝, 강정 1.4㎝의 눈이 쌓였다.
제주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해수면과의 온도차로 인해 만들어진 눈구름이 유입되면서 제주 곳곳에 눈을 뿌렸다. 18일 새벽까지 예상적설량은 산지를 제외한 제주지역은 5~10㎝, 산지지역은 10~30㎝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19일 아침까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권으로 떨어지겠다고 예보했다.
18일 아침 기온은 2~3도(평년 3~5도), 낮 기온은 7~10도(평년 10~12도), 19일 아침 기온은 2~4도(평년 3~5도), 낮 기온은 10~12도(평년 10~12도)를 보이겠다.
또 제주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제주와 도외지역을 잇는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은 다른 공항 날씨 문제까지 더해져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21편이 결항하고 45편이 지연 운항했다.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내려져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7개 항로 10척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이날 오후 4시16분께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의 한 주택에서 강풍에 의해 지붕이 부서지고, 비슷한 시각 제주시 노형동에서는 신호등이 꺽여 추락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산지 및 중산간 이상 도로에는 눈이 내려 쌓이거나 결빙되는 곳이 있겠으니 운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18일 낮까지 강풍과 돌풍성 바람으로 인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