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에 깊어지는 우수(憂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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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어제(19일)는 절기상으로 눈이 녹아 비가 되고, ‘얼었던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雨水)다.

주초(週初)만 해도 강추위와 폭설로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더니 우수에 즈음해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가 봄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알렸다.

▲자연의 섭리로 계절은 때가 되면 바뀌겠지만 백성들의 마음에 봄의 기운은 아득하다.

최근 중국발 신종 코로나(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수그러드나 했더니 우수를 맞아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무했던 대구·경북지역에서 어제 하루에만 18명의 확진자가 확인됐고, 전국적으로는 20명이 추가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1명(19일 오후 4시 기준)으로 급증했다.

백성들의 근심과 걱정을 키우고 있는 것은 단순히 확진자가 크게 늘어서가 아니라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은 중국인 관광객 중 한 명이 귀국 후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이 났지만 그 외에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 그럼에도 제주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사드 배치 갈등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발길을 뚝 끊은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요즘은 코로나19 사태로 찾아보기 힘들다.

이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안 오더라도 국내 관광객이 어느 정도 대체를 해줬지만 이번 코로나19는 내국인 관광객마저 급감시켜 제주 관광산업이 고사 직전이다. 건설·주택 경기의 지속적 침체, 감귤값 하락으로 제주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했는데 코로나19는 제주경제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그나마 지난 주말을 고비로 회복세를 보이던 내국인 관광객도 이번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 무더기 발생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중국의 고전 ‘역경(易經)’에 ‘실지호리 차이천리(失之毫釐 差以千里)’라는 말이 있다.

‘티끌만한 실수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방역에 아주 작은 구멍이 생겨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제주’는 물거품이 되고, 한줄기 희망마저 사라지게 된다.

현 시점에서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보다 철저하고 완벽한 방역이 요구되는 이유다.

우수날에 우수(憂愁·근심과 걱정)만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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