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약물이 되는 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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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약물이라는 용어는 불어 drogue, 마른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는 태초로부터 인간이 어떤 병에 걸리면 이를 치료하기 위해 경험 또는 미신에 따라 특정한 풀을 사용한 것에 기인한다.

오늘날 약물이라 함은 질병을 진단, 치료 및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적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독물은 극히 소량으로 인간의 건강을 저해하거나 생명에 위험을 일으키는 화학적 물질로 정의할 수 있다.

이들 약물과 독물은 별개의 화학적 물질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이것은 다만 편의상 구분일 뿐이고, 실제로는 동일한 물질이다. 그 사용 방법에 따라 약물이 되기도 하고 독물이 되기도 한다. 약리학의 시조인 파라셀수스(Paracelsus)"모든 약물은 독물이며 용량에 따라 달라질 뿐"이라고 했다.

독물에 관한 지식은 스위스 의사 존 웨퍼가 nux vomica의 열매가 개에서 경련을 일으킴을 기록한 것을 시발로 하여 다양화해졌다. 이의 종자에는 독성 알칼로이드인 스트리크닌(strychnine)과 브루신(brucine)이 내재되어 있다. 이들의 구조는 유사하며 유독하다.

특히 스트리크닌의 맹독성이 유명하며, 이 독극물을 추출하여 의약품을 제조한다. 인도의 원주민은 이것을 화살촉에 묻혀 사냥에 이용하기도 했다. 한라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분화구들, 특히 분화구에 물이 차 있는 물찻오름 주변에는 수많은 의약이 꿈틀거리고 있을 것이다.

유기화학의 발달은 석탄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색소의 합성도 꽃 피웠다. 이러한 발달의 결과가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Robert Koch) 박사에 의해 확립된 근대 세균학과 접목되어 항감염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결핵균과 콜레라균을 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함으로써 그동안 신의 징벌혹은 부도덕한 개인의 책임으로 여겨졌던 전염병의 환상을 완전히 종식시켰다

화학의 발달에 따라 의약의 성분이 순수하게 얻어져서 그 구조가 결정되었으며, 천연물과 동일한 물질 또는 그보다 우수한 약리작용을 갖는 합성의약이 탄생되었다. 또한 다양한 비타민 혹은 호르몬도 합성품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의약과 인체의 화학적 관계를 알아야 의약이 왜 효과가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의약과 생체 간의 상호작용, 물질대사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 효력을 살펴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환언하면 의약과 질병과의 관계, 그 화학적 구조와 약리작용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질병이란 세포의 이상에 의해서 일어나는 물질대사의 변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의약은 변조를 변화시켜 정상적인 물질대사가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역으로 마취제와 흥분제처럼 물질대사에 변조를 일으키는 것도 의약으로 취급될 수 있을 것이다.

의약으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때도 의약의 종류가 다르다. 질병의 원인이 필요물질의 결여에 의한, 또는 병원균의 기생에 의한 물질대사의 변조인가에 따라 치료법이 결정된다. 단순히 결여된 것이라면 보충해 줌으로써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병원균의 경우에는 이를 죽이는 것이 물질대사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이때 인체의 세포를 죽이는 것이라면 부적합하다. 결핵균에 사용되는 PAS(para-aminosalicylic acid)는 병원균을 죽이는 하나의 예이다.

약물이 되는 독물과 모든 질병을 예방, 치료하는데 필수품인 면역력 강화법은 제주도의 명물인 숲길에 있다. 숲길을 걸으면서 노루와 교감하고, 다양한 수종과 대화할 때 호르몬 분비가 원할해지면서 저절로 면역력이 증강된다. 숲길에서 조우할 수 있는 비쭈기나무, 참개암나무, 예덕나무, 사람주나무, 고추나무, 곰의말채나무 등은 면역력 및 약물의 보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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