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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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제주국제대학교 국제교류원특임

갈등(葛藤)이란 칡(葛)과 등나무(藤)를 일컫는 말로, 칡과 등나무는 줄기를 뻗어 다른 나무에 휘감고 올라가는데, 칡은 오른쪽(시계방향)으로 돌면서 휘감아 올라가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면서 갈(葛)과 등(藤)이 서로 부딪치고 뒤틀리면서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밀고, 당기면서 일어나는 현상을 표현한 말이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세대갈등, 노사갈등 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갈등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것은 정부가 치유해야 할 과제들이지만 오히려 정부가 갈등을 만들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검증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결단만으로 자격이 미흡한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다 보니 국민에게 갈등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말, 국토부 산하 국가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모집을 공모한 적이 있었는데 국민주택규모(84㎡)의 임대료가 보증금 5000여 만 원, 월세 90만 원이라는 임대조건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국토부장관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선포는 허구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것이 과연 무주택, 서민층을 위한 주택사업이며 국토부나 JDC는 서민층의 경제 상황과 공공임대주택의 개념을 알면서 주택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임대조건은 민영임대주택사업자에게 임대료 상향조정을 부추기는 것이며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일 뿐이다.

공공임대주택의 목적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하여 국가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정책이며 또한 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려는 정책이다.

월 200만 원 이하의 봉급생활자에게 월 100만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요구하는 정책이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는가?

이것은 정부가 빈부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며 서민들에 대한 희망 고문이다. 국정운영에는 각료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을 이해하고, 희생할 수 있는 분명한 철학과 청렴성이 겸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검증하기 위한 제도가 청문회인데 청문회의 결과를 무시하고 밀어붙이기식의 대통령의 장관임명은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

적어도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 사람이 국토부장관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강행했던 조국 법무부장관임명의 결과에서 보듯이 장관 장본인도 커다란 상처를 입었지만 남은 것은 국민 간의 갈등뿐이다.

또한, 장본인도 국가의 안정과 국민 간의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장관직을 사양할 수 있는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했다. 국가를 위한 일에 자신의 희생을 두려워하거나 직책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을 버릴 수 없다면 이미 장관으로서 자격이 부족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거론되고 있는 공무원 정년 연장은 청년층과 노년층 간의 세대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며 정년이 연장되면 미래 사회의 희망인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워지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튼튼해야 할 청년층 조직이 흔들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새봄 맞이와 함께 갈등공화국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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