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인적 끊긴 제주 도심…적막감까지 감돌아
‘코로나 여파’에 인적 끊긴 제주 도심…적막감까지 감돌아
  • 김두영·진유한 기자
  • 승인 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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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다녀간 편의점·호텔·마트 등 초토화
근처 상권도 타격…해군, 장병 휴가 등 통제
확진자 B씨가 근무했다는 WE호텔이 임시 폐쇄됐다.
확진자 B씨가 근무했다는 WE호텔이 임시 폐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청정지역이었던 제주지역에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에 만만치않은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제주지역에서 복무하는 해군장병 A(22)가 처음으로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22일에는 서귀포 위(WE)호텔에서 근무하는 B(22)가 두 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3일 휴가 차 고향은 대구를 방문했으며, 지난 18일 제주에 입도한 이후 제주국제공항과 인근 편의점 등을 거친 후 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대구를 방문했던 B씨는 지난 16일 제주에 입도한 후 22일 확진판정을 받을 때까지 서귀포시 중문지역 내과와 편의점, 술집, E마트 서귀포점 등을 방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명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그 후폭풍이 제주지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B씨가 근무하는 서귀포WE호텔은 22일 전면적인 방역활동을 벌인 이후 현재는 운영을 임시 중단한 상태다.

호텔 관계자는 직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온 만큼 방역활동을 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격리된 직원들도 있는 만큼 행정당국 등과 논의한 끝에 임시 휴업 조치를 취했다추가 확진자 없이 사태가 원만히 진정됐으면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B씨가 다녀갔다는 서귀포시 중문동 한 내과 입구 모습.
B씨가 다녀갔다는 서귀포시 중문동 한 내과 입구 모습.

B씨가 처음으로 진료를 받았던 서귀포시 중문동 모 내과는 물론 당일 방문했던 술집과 주변 상가 등도 모두 임시 폐쇄 조치를 취했다.

특히 그동안 서귀포시지역에서는 거리를 걷는 시민들 10명 중 1~2명 정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확진자가 발생 여부가 확인된 22일과 23일에는 중문동은 물론 서귀포시내 지역도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할 정도로 마스크 이용률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조금씩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던 마스크와 손소독재 등의 판매량이 다시 늘어나면서 마스크 매진 안내판을 부착한 편의점과 약국 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귀포시지역 한 약국 입구에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부탁돼 있다.
서귀포시지역 한 약국 입구에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날 중문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를 기다리던 김정한씨(29)그동안 제주는 섬 지역이라 크게 걱정 안하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는데 확진자가 이 근처를 돌아다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마스크를 착용했다나도 모르는 사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마트 서귀포점은 임시 휴일이었던 22일 방역작업을 벌인 후 23일 당초 매장 오픈 시간보다 2시간 늦은 낮 12시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오픈 직후 많은 손님들이 매장을 찾는 등 확진자 방문에 대한 큰 여파는 없는 것으로 보였지만 손님들이 손소독제를 사용하고 장바구니와 카트의 손잡이를 물티슈 등으로 닦는 등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E마트 서귀포점 관계자는 “22일 하루 종일 매장 전체에 대한 방역 작업을 벌였다오늘 역시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오픈 시간까지 연기시키며 최종 점검을 벌인 후 영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B씨가 직접 활동한 중문지역뿐만 아니라 서귀포시내 지역도 확진자 발생 여파가 미치고 있다.

 

텅 비어 있는 이중섭거리.
텅 비어 있는 이중섭거리.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서귀포시 중앙로터리는 물론 일대 상점가와 식당가에는 돌아다니는 시민들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거리가 한산했다.

특히 22일은 서귀포시 대형마트들이 모두 영업을 쉬는 임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없어 상인들의 한숨이 이어졌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우리는 관광객이 찾는 가게가 아니라 그동안 전염병 사태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제주에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오늘 하루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이번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제주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장병 A씨가 속한 해군6항공전단 산하 615비행대대와 일대 상가도 초비상 상황에 직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22일 찾은 제주시 용담2동 해군615비행대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정문이 굳게 닫혀있는 등 적막감이 감돌았다.

 

해군615비행대대 소속 군인이 비상식량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해군615비행대대 소속 군인이 비상식량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정문 뒤로 간간이 마스크를 착용한 군인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보였지만, 도시락과 물 등 비상식량을 가지러 오는 경우 외에 부대 밖으로 나오는 이들은 없었고, 부대 정문에 있는 관사도 모든 출입문이 봉쇄돼 있었다.

해군에 따르면 현재 해당 부대에는 지휘관과 당직자 등 최소 인원만이 상주하고 있고, 나머지 부대원들은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격리된 상태다.

격리된 부대원 가운데 유증상자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해당 부대 외부 경계임무는 해병대 9여단 장병들이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의 확진 판정 소식에 국방부는 이날부터 전국 모든 장병의 휴가와 외출 및 외박, 면회 등을 통제하고 있다.

다만 전역하기 전 휴가 및 경조사에 의한 청원휴가는 정상 시행하고, 전역 전 휴가를 앞둔 장병은 부대 복귀 없이 군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휴가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확진자 A씨가 부대 복귀 전 다녀간 편의점에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확진자 A씨가 부대 복귀 전 다녀간 편의점에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해당 부대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상인들도 패닉에 빠졌다. A씨가 휴가 복귀 전 들렸다는 부대 근처 한 편의점은 문을 닫고 임시 폐쇄에 들어갔다.

이 편의점 인근에 있는 한 식당 대표는 무사증 입국을 제한한 뒤 안 그래도 손님이 크게 줄었는데, 우리 가게 근처에서 확진자가 나와 손님이 더 줄어들까봐 정말 걱정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두영·진유한 기자 kdy84@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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