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농사꾼에게 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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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철, 제주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논설위원

불전을 탐독하면서부터 출재가자들을 만나는 횟수가 많아졌다. 절집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어떤 스님들은 “신도들을 많이 가르치면 안 된다”고 하신단다. 이유는 신도들이 많이 알면, 스님들 위에 군림하려들기 때문이라나. 사실이라면, 그 말씀을 하신 스님은 정말 많이 아시는 것일까? 아니면 아는 것이 없어 가르칠 수 없는 것일까? 스님들은 이론으로 존경받는 것이 아니고 수행으로 존경받을 것인데….

몰라야 다루기 쉬우므로 가르치면 안 된다니, 배울 수 있는 곳이 어디 그곳뿐일까? 그분이 원하는 바와 같이 배우는 사람이 항상 제 자리에만 있을까? 배우려는 사람에게는 언제라도 가르쳐주고, 본인은 더욱 노력하여 또 다른 것을 알고자 할 때, 항상 가르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마도 얼마 되지 않아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의 자리가 바뀌고 말 것이다.

따지고 보면 먼저 배웠으니 스승이고, 나중에 배웠으니 학생일 터, 언제나 스승이고자 한다면 더욱 노력해야지, 가르쳐주지 않아 자리를 지키고자 한다고 자리가 지켜질까?

세상에는 알면 오직 자기만 혼자 안다고 생각하거나, 한 번 지위에 오르면 그 순간부터 모든 것에 능통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교수들은 평생을 전공이라는 것 하나 붙들고 살 뿐이다. 그러나 왕왕 그 하나조차도 온전히 알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교수라는 이름이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인 것을 증명하는 증명서라도 된 양 낄 때 끼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아무 때나 끼어 다방면에 걸쳐 아는 척한다.

그런 사람도 문제지만 그를 대하는 사람들도 문제다.

꽤 오래전 나는 모 아파트에 거주한 적이 있었는데, 주민회의를 개최한다며 한사코 나를 참석하라고 한다. 주민들에게 이끌려 회의 장소에 나갔더니, 날 회장단에 끼워 넣었다. “학교를 벗어나 사회생활을 한 적이 없는데 무엇을 알겠습니까?”라며 꽁무니를 빼보아도 막무가내였다. 결국 자리를 수락하니 말을 시켰고, 말을 하자 사람들은 내 입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하는 말은 무슨 진리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사실 나는 집기 하나 고칠 줄도 모르고, 이런 저런 계약서 하나도 제대로 써 본적이 없는 사람이니, 그저 자리만 지키고 앉아 있어야 하는 그 자리가 참으로 부담스러웠다.

사회에는 자기 분야도 아니면서, 자리에 앉혀놓으면 끼거나 끼지 말아야할 곳을 모르고, 곳곳에 나아가 마이크를 잡고 지도자인 양 까불어 대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사람의 번질나게 꾸며댄 말에 현혹되어, ‘친박’이니, ‘친노’니, ‘대깨문’이니 하며, 그들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른다.

한 30여 년 전 대만에서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극소수의 대륙출신 위정자들이 대다수의 대만 원주민을 다스리기 위해 speed(스피드), sex(섹스), sport(스포츠) 등의 3S정책을 시행한다고 하였다.

사람들이 위정자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다스리기 어렵게 될 것이니, 그들의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해, 정보는 감추고, 감춰진 정보에 관심이 없도록 아주 감각적인 몇 가지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위정자들은 그런 방법을 쓰나? 병균이 창궐해도 전문가의 말은 듣지 않고 감추려들었다가 온 천지에 퍼져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저놈의 코로나는 ‘친시진핑’도 ‘문빠’도 아닌가보다. 그만 그치라는데, 말을 듣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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