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題 送年所感/支韻(제 송년소감/지운)
(181)題 送年所感/支韻(제 송년소감/지운)
  • 제주신보
  • 승인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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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心陀圓 金正心(작시 심타원 김정심)

拏山積雪時 나산적설시 한라산에 눈 쌓일 때 마다

踰峙復逢離 유치부봉리 고개를 넘으며 만나고 헤어지네/

不覺多其幸 불각다기행 그때가 행복한 줄도 모르고

悠悠爲宿耆 유유위숙기 그럭저럭 보내다가 늙은이 되었네/

暮年身苦尋 모년신고심 나이 들면 늘 몸이 괴로워

望遠野圍籬 망원야위리 울타리에 갇혀 먼 밭을 바라보네/

七十那能化 칠십나능화 나이 일흔에 무엇이 달라질 거냐

紛紛度日悲 분도일비 부질없이 보낸 세월만 슬플 뿐/

■주요 어휘

拏山(나산)=한라산. 일 년에 한 번 흰 눈이 쌓인다 踰峙(유치)=고개를 넘음. 인생의 고비를 상징한다 悠悠(유유)=한가한 모양 宿耆(숙기)=늙은이. 노인 紛紛(분분)=떠들썩하고 뒤숭숭함 度日(도일)=세월을 보냄. 날을 보냄 圍籬(위리)= 울타리로 둘러싸여 밖으로 자유롭게 나가지 못함

■해설

한 해를 보내는 심정을 지운(支韻; 時 離 耆 籬 悲) 평기식 오언율로 지어 보았다.

한라산에는 일 년에 한 번 눈이 쌓인다. 한라산에 눈 쌓이면 한 해가 가는 줄 안다. 그때마다 마치 인생 한 고비처럼 느껴지니 얼마나 많은 고비를 겪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 보면 일을 겪을 때는 고생으로만 알았지 행복인 줄 몰랐다. 나이가 들어가니 행복이든 고난이든 그 자취가 남아 있지 않다. 봄이 되면 한라산 눈도 녹아버리 듯 세월 앞에서는 모든 것이 희석되어 버린다.

더구나 노년기에는 몸이 늘 괴로워 울타리에 갇힌 듯 나다니고 싶지도 않고 멀리서만 바라본다. 부질없이 그럭저럭 보낸 세월만 슬플 뿐 이제는 달라질 것도 없다. 새 봄에는 이런 무기력에서 벗어나야겠다.

<해설 심타원 김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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