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지부장 안정업)는 29일 오전 10시 서귀포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열기로 한 스물 한 번째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신, 오승철 시인이 시 ‘칠십리를 여는 봄’을 통해 심란한 시기 봄의 향기가 가득한 미래를 그려내기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 시인은 “시‘칠십리를 여는 봄’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도민들의 가슴속에도 봄의 향기가 가득한 희망이 돋아나고 다가오는 봄을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는 한반도의 봄이 우리나라 최남단 서귀포에서 시작됨을 알리고 문화도시 서귀포시의 아름다움을 전국에 소개 하기 위해 매년 진행 되는 행사로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다.
▲다음은 오승철 시인의 시 ‘칠십리를 여는 봄’ 전문
칠십리를 여는 봄
오승철
어디까지 왔나? (아직까지 멀었다)
어디까지 왔나? (아직까지 멀었다)
마라도 지귀도 돌아 섬 몇 개 흘리는 봄
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을 따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무슨 꽃을 따겠니? 따겠니? 따겠니? (개똥이 꽃을 따겠다 따겠다 따겠다)
드릴 게 빈손이온데 제 이름 부르시다니요
방 안은 송구해서 바다로 나왔습니다
묵정밭 갈아엎듯 세 척의 발동선이
탕탕탕 하얀 속살로 갈아엎는 서귀포 바다
마중 나가 싣고 온 수선화며 오곡백과
새봄을 선물하자 희망을 선물하자
한반도 봄소식으로 평화의 꽃 피우자
어디까지 왔나? (아직까지 멀었다)
어디, 어디, 어디까지 왔나? (왔다, 왔다, 다 왔다~!)
칠십리 풍각쟁이로 풍작풍작 오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