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산업 혁신 "고품질 감귤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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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성목 이식.우량품종 갱신 사업 박차...올해 33억원 투입 농가 참여 유도
밀식 감귤원에서 성목 이식 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밀식 감귤원에서 성목 이식 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감귤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농가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2019년산 도매시장에서 노지감귤 5㎏ 상자 기준 평균가격은 5000~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평년 평균 8000원대보다 20~30% 낮은 가격이다. 감귤 생산비와 유통비를 합한 농가의 손익분기점 48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2019년산 감귤은 출하 초기 낮은 품질의 극조생 감귤이 판매되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극조생 감귤은 9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수확한다. 지난해 태풍과 잦은 비로 당도가 떨어진 극조생 감귤이 시장에 나오면서 제주감귤의 이미지가 추락했다. 이후 수확한 제주감귤은 달고 맛있지만 한번 추락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않았다.

반면, 경기 불황과 소비 부진에도 5㎏ 한 상자에 2만5000원을 받는 농가도 있다. 비결은 높은 당도와 맛이 탁월한 고품질 감귤을 생산해서다.

제주시는 감귤사업 혁신을 위해 극조생·밀식·고령목을 교체하는 원지(園地)정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성목 이식과 우량 품종갱신이다.

197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도내 감귤원은 대부분 품종이 뒤섞이고 밀식돼 생산성이 낮고 일조량이 부족해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기존 나무를 뽑아 나무간 거리 4m, 너비 5m를 확보하는 성목 이식은 2년간 소득을 포기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3년차부터는 기존에 비해 4~5배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박병태씨(64)는 제주시 조천읍의 감귤원 9900㎡(3000평)에서 2015년부터 2년간 성목을 이식했다. 2017년 수확을 한 결과, 감귤 1㎏ 경락가는 4000원대에 달했다. 3년 내내 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박씨는 “성목 이식을 한 결과, 감귤 평균 당도는 12.5브릭스로 일부는 16브릭스까지 나오고 있다”며 “과거 감귤원은 울퉁불퉁해 물이 고이고, 경사진 곳도 많아서 품질이 좋지 않았지만 성목 이식 후 평탄화 작업을 하고 밀식 재배를 탈피한 결과, 높은 당도의 감귤을 생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목 이식 작업이 마무리된 감귤원에 토양피복이 된 모습.
성목 이식 작업이 마무리된 감귤원에 토양피복이 된 모습.

이처럼 성목 이식을 하면 감귤이 잘 익을 수 있도록 나무 밑에 햇빛 반사재(타이벡)를 씌우는 토양피복도 가능해 고품질 감귤이 나오고 있다.

제주시는 성목 이식과 우량 품종갱신을 통해 제주감협 최고 품질 브랜드인 ‘불로초’에 버금가는 노지감귤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성목 이식에 참여한 농가에서 생산된 감귤의 당도는 12브릭스가 넘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32억7600만원을 투입,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원비율은 보조 70%, 융자 20%, 자부담 10%이며, FTA기금(보조 50%·융자 30%·자부담 20%)보다 조건이 나은 편이다.

농가당 지원비는 1㏊에 성목 이식은 5498만원, 우량 품종개신은 5760만원이다.

사업 면적은 55㏊로 현재 55개 농가 20.3㏊에서 신청이 접수됐다.

제주시지역 감귤 재배 농가와 면적은 7519개소에 5437㏊다. 2019년산 감귤 생산량은 14만t으로 도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1970년대부터 감귤원이 조성되면서 40년생 이상 고령목 감귤원은 전체의 18%(1008㏊)에 이르고 있다.

제주시는 감귤 품질이 서귀포시지역보다 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고품질 감귤 생산과 감귤 제값 받기에 주력하고 있다.

고경희 제주시 농정과장은 “감귤을 키워 자식을 대학까지 보내면서 ‘대학나무’로 불린 감귤은 제주의 농업을 지탱하는 특산물이지만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고품질 감귤 생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많은 농가에서 성목 이식과 우량 품종 갱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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