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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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웅. 칼럼니스트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난리를 겪고 있다. 메르스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감염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다 주춤하는 추세 같아 보이긴 하나 아직 변곡점에 이르긴 이른 것 같다. 가까스로 숨 가쁜 고비를 넘기긴 한 건가.

감염자 진단하랴, 확진자 치료하랴, 접촉자의 정확한 동선을 추적하랴, 유증상자를 격리 관리하랴, 감시하랴 예방하랴, 병실 늘리랴, 의료장비 확충하랴…. 우리는 지금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혹독하게 치르는 중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그야말로 유혈사태 전장을 방불케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 한복판에 외계인의 옷 같은 하얀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있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소방관 등 방역 종사자들. 생사의 기로에서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 치다꺼리에 쪽잠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긴박한 상황이다. 식사나 제대로 챙기겠는가. 끝이 안 보이는데, 간호사들 컵밥에 우유를 먹는 걸 보고 안쓰러워 가슴 먹먹했다. 비상시인데 어찌 평상시를 바라랴만, 그래도 그렇지. 종사자가 처해 있는 환경이 너무 열악해 가슴 쓸어내린다.

감염자가 잔뜩 몰려 있는 대구·경북 주민들은 다들 중죄인처럼 움츠려 지낸다. 죽기 살기로 코로나에 맞서 버텨내고 있는 초인적 결기와 강단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힘내시라.“ 온 국민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격려의 소리가 들릴 것이다. 결연히 한마음이 돼 모두들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멀지 않아 기어이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인과응보다.

어떤 국민인가. 코로나의 급속한 감염 확산을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겠는가. 전 지역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로부터 기부가 답지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에게 어느 때보다 도움이 절실한 시기다. 기업과 배우 가수 등 연예인, 방송인, 스포츠 스타 그리고 무명의 어린 학생들, 심지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동전까지 털어 가며 동참하고 있다. 힘들어하는 이들 마음을 위로하려는 사람들로 줄을 지었다.

성금 기부를 비롯해 감염예방물품을 제공하거나 재능기부, 착한 임대 운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서서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몇 개월 받지 않거나 감면 혹은 인하하는 경우는 전에 없던 일이다. 따뜻한 인정에 가슴이 뛴다. 역시 대한민국이다.

삼성이 300억, 현대차·SK·LG가 각 50억, 기업의 기부는 그들다워 흐뭇하다. 연예인 등 억대 기부가 눈길을 끈다.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스포츠 스타들도 있어 이름이 빛났다. 애쓰는 의료진을 위해 친구들과 힘 모아 간식이라도 보내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 달라는 고등학생도 있다 한다. 기부는 돈이 아닌, 마음의 크기다.

800억이 모였다지 않는가. 멋쩍은 얘기지만, 성금이 적재적소에 쓰일지 색안경을 껴 보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진즉 기부를 망설이는 이들도 없지 않다. 손 타지 않고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했으면 좋겠다. 길을 잘못 들러 중간에 증발한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으니, 그 학습효과가 요번엔 실력 발휘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뒤적이는데 거침없이 나오는 우렁우렁한 목소리도 들린다. “국회의원들은 기부 안 하나. 일도 않으면서 호의호식하는 그들 아닌가. 기부해라, 이럴 때 쓰라고 국민이 연 1억 5천의 연봉을 주는 거 아닌가.” 말이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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