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차산업 인력수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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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농촌지역이 인력난에 비상이 걸렸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을 고용했던 양식장과 양돈장에서도 인력 일부가 빠져가가는 상황에서 계절근로자 배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고령화, 여성화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1차산업 현장에서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일손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농협 등 관계기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16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농업분야에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는 294명이다. 불법체류자를 감안할 경우 지난해 농촌지역에서 실제로 활동한 외국인 근로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제주농협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80명(제주시 64명, 서귀포시 16명)이 지난 4월 입국에서 5월 이후로 연기됐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초 오는 4월 9일로 예정됐던 52명의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을 오는 5월 12일로 연기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각국에서 해외 취업근로자 송출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사태가 4월 중순까지 이어질 경우 5월부터 시작되는 마늘 수확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농촌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마늘 수확철에는 15일 동안 대학생봉사단과 군장병 등 연인원 6495명을 투입해 일손돕기에 나섰는데 올해에는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일손돕기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력 수급이 어렵기는 양돈업계와 양식장 사정도 마찬가지다.

장승하 전 한돈협회 서귀포시지부장은 “도내 양돈장 대부분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는데 일부 양돈농가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대체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에서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는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아 1분기 배정 인력이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세 음식점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당장 외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귀포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씨(50)는 “최근 중국인 종업원 2명이 일을 그만두면서 가족들이 서빙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종업원 구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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