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회 현장예배 강행...코로나 확산 방지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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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교단협의회, 온라인 예배 권유 무색...교회측 "방송.음향장비 설치 여력 없어"
제주시지역의 한 소규모 교회에서 ‘등록 교인’을 대상으로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안내문.
제주시지역의 한 소규모 교회에서 ‘등록 교인’을 대상으로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안내문.

도내 일부 소규모 교회에서 현장 예배를 강행,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 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강행했다가 목사를 포함 신도들 사이에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고, 교회 신도를 통한 지역사회의 2·3차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달 26일 4대 종단 종교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당분간 종교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는 지난달 28일 교회 420곳에 긴급 서한을 보내 3월 8일까지 모든 예배를 온라인 또는 가정예배로 전환,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교인 100명 이상의 대다수 중·대형 교회는 영상 예배를 하거나 예배를 취소했다. 하지만 소규모 교회는 3월 첫째 주일부터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지난 3월 1일과 8일 제주도의 점검 결과, 소규모 교회 165곳 중 107곳(65%)에서 현장 예배를 진행했다. 예배 취소는 58곳(35%)에 머물렀다.

좁은 공간의 교회일수록 예배 시 2m 거리 두기가 어려워 비말(침방울)로 인한 집단 감염 위험이 높은 실정이다.

실제 경기 성남에 있는 은혜의 강 교회는 지금까지 교인 47명과 이들과 접촉한 사람 2명 등 모두 4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소규모 교회에서 예배를 강행하는 이유는 대형 교단의 지원과 교인들의 정기 후원을 받기 어려운 미자립(未自立) 교회가 많기 때문이다.

임대료와 운영비 등 교회 살림살이를 전적으로 헌금에 의존하다보니 주일마다 현장 예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제주시지역의 한 교회를 방문한 결과, 주중 기도회만 취소했을 뿐 주일에는 ‘등록 교인’을 대상으로 현장 예배는 진행하고 있었다.

소규모 교회에서 영상 예배를 하려면 방송·음향시설과 영상편집장비, 스크린 등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만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회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영상 예배를 하고 싶지만, 농어촌의 작은 교회일수록 나이가 든 교인이 많고 구형 휴대폰(폴더폰)을 사용해 온라인 예배를 하는 데 제약이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현장 예배를 하는 소규모 교회에 대해 그동안 자체 방역과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를 요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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