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오직 4개월만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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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미국 3대 국립공원으로 유명
세계 간헐천 3분의2가 몰려
야생동물과 인간 평화적 조우
총거리 250, 제주도와 비슷
3일 일정…차량 이동 효율적
노리스 간헐천 워크웨이를 걷고 있는 트레커들. 옐로우스톤 공원 북쪽 일대의 노리스 간헐천을 걸으면 발바닥을 통해 생생한 땅의 진동을 느낄 수 있다.

미국의 3대 국립공원이라면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이 맨 먼저 아닐까그다음으로는 요세미티(Yosemite), 그리고 옐로우스톤(Yellowstone)일 것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이 세 곳을 간 비율은 대략 3:2:1 정도이다.

이런 비율은 교통편 등 접근성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 지도를 보면, 그랜드캐니언과 요세미티는 LA 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로 쉽게 갈 수 있는 거리다. 반면 옐로우스톤은 아무리 봐도 대도시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미 대륙 자가운전 여행이 아니라면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수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륙 깊숙한 그곳까지 꼭 한 번 가 봐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기 때문이다.

옐로우스톤의 자연은 역동적이다. 처음 발견되던 150년 전과 똑같은 상태로 수천 혹은 수만 년 세월 동안을 살아 숨 쉬어 왔다.      

공원 북쪽 일대의 매머드 핫 스프링스(Mammoth Hot Springs)와 노리스 간헐천(Norris Geyser Basin) 일대를 걸으면 알 수 있다. 발바닥을 통해 생생한 진동이 느껴진다

땅속 어딘가에 숨겨진 거대한 심장의 박동이다. 머드 볼케이노(Mud Volcano)나 웨스트 썸(West Thumb) 간헐천 등 옐로우스톤 어디를 걸어도 실감할 수 있다. 생명체로서의 대지가 우리 두 발아래서 쉼 없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간헐천(Geyser Basin)은 뜨거운 수증기와 가스류를 일정한 간격에 따라 정기적으로 내뿜는 온천을 말한다

전 세계 간헐천의 3분의 2가 옐로우스톤에 몰려 있다. 공원 남쪽에 있는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Geyser)은 엘로우스톤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주변을 걷던 이들이 정해진 시간만 되면 이곳으로 모여든다. 수십 미터 높이까지 분출되는 온천수를 구경하기 위해서다.      

오랜 세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횟수만큼 약속된 장관을 연출해준다. 마치 인간이 그 빈도와 시간을 맞춰 놓은 공원 속 분수처럼 정확하게 작동한다. 모여든 여행객들이 질러대는 환호와 함성이 어우러져 멋진 화음을 만들어낸다.      

옐로우스톤 일대의 지표면은 지질 구조상 맨틀층과 가장 가깝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얇은 지각층의 지하수는 뜨거운 맨틀과 가까워 당연히 뜨겁게 달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끓어오른 지하수가 전기밥솥이 내뿜는 증기처럼 꾸역꾸역 지표면으로 솟아오른다. 온천과 간헐천 같은 뜨거운 지질 구조가 생겨나는 이유 중 하나다.    

머드 볼케이노에 있는 들소 바이슨.

옐로우스톤은 또한 야생동물과 인간이 평화롭게 조우하는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수많은 서식 동물들 중에서도 아메리카 들소인 바이슨과 사슴의 일종인 엘크 그리고 곰, 이들 세 종류가 옐로우스톤을 대표한다.

공원 전체는 제주도 면적의 다섯 배에 가깝다. 그러나 일부 핵심 지역만 관광용으로 개발되어 이들 주변은 아라비아 숫자 ‘8’ 모양의 도로로 잘 연결되어 있다

총 거리 250이니 제주도 둘레와 거의 비슷하다. 평이한 구간들은 자가운전 차량으로 이동하고 명소들마다 차를 세워두고 트레킹 하는 방식이 옐로우스톤 여행엔 효율적이다. 3일 정도라면 공원 주요 명소들은 거의 트레킹 할 수 있다.       

1일 차=공원 동남부      

머드 볼케이노에서 옐로우스톤의 상징인 간헐천과 들소(바이슨)들을 처음 만난다

가스를 포함한 열수와 수증기를 주기적으로 솟아내는 크고 작은 온천들을 바라보며 편안한 보드 워크를 1시간 정도 트레킹 한다

하이든 밸리(Hayden Valley)의 광활한 경관을 감상하고 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 한두 시간 트레킹을 즐긴다.

2일 차=공원 북부

하트 오브 칼데라(Heart of Caldera)에 정차하면 주변 광활한 광경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어서 마운틴 웨스번 트레일(Mount Wesburn Trail) 5km를 한두 시간 트레킹한다. 매머드 핫 스프링은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다. 온천수가 솟아오르며 굳어버린 채 계단식 테라스 형태가 되었다. 독특하고 이질적인 지형의 두 시간 트레킹 거리다.

올드 페이스폴에서 폭발하는 굉음과 함께 뜨거운 온천수가 50m 높이로 솟구치고 있다.

3일 차=공원 남부

파운틴 페인트 팟(Fountain Paint Pot)과 미드웨이 간헐천(Midway Geyser Basin)은 온천수가 펄펄 끓는 머드 스폿(mud spot)으로 각각 한 시간 정도씩 트레킹한다. 옐로우스톤을 대표하는 올드 페이스풀은 사방 180도에 객석 의자를 두었다. 단체 관람석이다

폭발하는 굉음과 함께 뜨거운 온천수를 50m 높이까지, 거의 한 시간 주기로 5분씩 분출한다. 마지막 코스는 웨스트 썸 간헐천이다. 한 시간 정도 느긋한 산책길이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은 미국 북부 내륙 깊숙이 위치하여 직항 비행기가 없다. 인근의 솔트레이크 시티(Salt Lake City)에서 내려 소형 비행기로 갈아타야만 옐로우스톤 소공항에 내릴 수 있다

그리곤 랜트카로 와이오밍 주 코디(Cody) 지역으로 이동하면 공원 동문(East Entrance)에 이른다. 공원 입구는 동서남북 총 4개인데 동문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매년 5월부터 9월까지만 개방한다. 공원 안에 몇 개의 호텔과 펜션이 있으나 비싸고 예약이 쉽지 않다. 공원 인근에 있는 자동차 1시간 거리의 숙소 등을 이용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생명체가 갓 태동하던 시대의 원시 지구 한 켠에서, 트레킹과 드라이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다. 공원 바로 남쪽에 이어진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도 이왕이면 거쳐 가는 게 좋다

<·사진=이영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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